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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코스피 꽁무니 쫓는 신세…당국은 "실물·증시 괴리" 경고음
증권가 최고 전망치 이미 경신…"자산 버블 붕괴시 개인 큰 타격"
입력 : 2021-01-11 오후 10: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초 유례없는 강세장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이 내놓은 '올해 3100 돌파 전망'이 무색하게 됐다. 코스피가 3100선을 넘어 3200선마저 돌파하면서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지수 전망치를 수정해야하는 상황이다. 증시가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거센 영향이지만, 일각에선 증시 과열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실물경제와 증시와의 괴리감에 따른 자산 버블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의 코스피가 3223.22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코스피 밴드로 3200포인트를 제시했다. 증권사들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코스피가 장중 3200선까지 돌파하면서 증권가의 지수 전망치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오히려 코스피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된 것이다.
 
증권사들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다. 지수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덩달아 전망치를 올릴 수도, 가만히 두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어느 선에서 멈출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 중에서도 약 30%의 주가가 목표주가를 상회했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코스피를 쫓았다가) 장이 금방 바뀌어버리면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고, 마냥 장을 안따라갈 수는 없다 보니 고민"이라고 했다.
 
투자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적정 코스피를 제시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지난해부터 계속됐다. 정용택 센터장은 "증권사들이 새로운 인덱스도 만들어보고 여러가지 해보는데, 어떤 방식으로 계산해도 안맞는다"고 했다. 그는 "더 이상 증권사들이 기존에 나와있는 투자의견 가지고 뭘 내기가 어려워서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증권사들은 과열인지 아닌지에 대한 각자 다른 판단하에 대응하는 분위기다. 한 센터장은 "과열이라는 판단하에 조정 요인에 집중하는 곳이 있고, 지수가 오르는 새로운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의 과열이 경제에 리스크를 안길 수 있다는 당국발 경고음도 잇따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햇으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한 상태라면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식투자 자금이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선순환이 어려운 구조인 점이 문제"라며 "특히 자산 버블이 붕괴돼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경우 개인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으며, 실물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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