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년퇴직하는 노검사가 "불륜을 저지른 놈도 검찰 개혁을 핑계로 댄다"면서 최근 이뤄지는 검찰 개혁을 맹비난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이종근 의정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은 지난 27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남긴 퇴임 인사에서 "지금 검찰은 외부의 극심한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근 단장은 "구한말 을사오적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하고 나라의 평화를 위한다며 평화를 부르짖으면서 민족의 자유와 나라를 팔아먹었다"며 "그 을사오적처럼 안타깝게 내부에서 외압에 편승하는 일부 세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처럼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역사 속에서 그들의 발밑에서 간신으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을사오적 그들처럼 되는 일은 어찌 보면 이리 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불륜을 저지른 놈도 검찰 개혁을 핑계로 댄다는 검찰 개혁 과잉의 시대에 마르크스 경제학을 이용해 통계를 조작해 나가면 북한처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등극하게 되겠지만, 우리나라가 조작에 의해 행복한 것으로 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 거짓과 요설이 횡행하는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도록 노력해야 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암살'이란 영화에서 일본의 밀정으로 나온 배우 이정재의 '일본이 망할 줄 몰랐다'란 대사처럼, 그들이 '망할 줄 몰랐다'고 변명하며 살게 해줍시다"라고 덧붙였다.
이 단장은 "그들은 우리 검찰인들의 법치와 정의 수호에 대한 자긍심을 두려워하면서 이를 오만이라고 욕하고, '나폴레옹' 돼지에게 복종할 것을 강요하며, 지역적 이익으로 유혹하지만, 우리 검찰인들이 굳세게, 그들이 두려워하는 검찰의 자긍심을 지키고 자유와 정의를 수호해 나가면서 국가 중앙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으면 검찰이 그동안 국민의 자유와 사회의 안전을 지키며 나라와 사회에 공헌한 것에 대해 반드시 역사의 평가를 다시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법연수원 22기인 이 단장은 1958년생으로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1기수 선배다. 1995년 부산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검찰에서 26년간 근무했다.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청주지검 충주지청장,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