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 들어 개인투자자(개미)들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두기 위해 '단타 매매'에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은 뒤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자 단타 매매를 통해 성과를 내려는 움직임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상장주식회전율은 46.04%로 지난 2009년 5월 이후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장주식회전율은 거래량을 당해 기간 중의 평균상장주식수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커질수록 주식 거래가 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코스피 전체 거래량은 26억939만주다. 이 중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의 85.2%(22억2345만주)에 달한다.
상장주식회전율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증시 조정이 있었던 8~10월 이후 급격히 늘었다. 이 시기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고 이에 따른 기대감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슈가 종료되면서 코스피가 급등, 상장주식회전율은 43.51%로 전달보다 15.28%포인트 급등했다. 작년 말 12월 회전율은 43.28%에 달한다.
동학개미가 한국 증시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높은 회전율은 개인이 여전히 ‘단타매매’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투자자별 매매성향에서도 개인은 상승구간에서는 지속적으로 내다팔고, 하락구간에서는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등 주가흐름과 정반대의 매매행태를 보였다. 외국인이 주가흐름에 맞춘 주식투자를 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외국인은 20거래일 중 18거래일을 주가흐름에 맞춰 사고팔았지만 개인은 17거래일을 주가흐름과 정반대로 매매했다.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주가가 4일연속 하락하는 동안 외인은 5조6224억원을 순매도 했고, 개인은 8조8918억원을 순매수 했다. 반대로 코스피가 이틀연속 상승한 7~8일, 외인은 1조7591억원을 순매수 했고, 개인은 1조7427억원을 순매도 했다.
결국 개인은 주가흐름과 정반대로 매매하며 단기 수익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높은 유동성 공급으로 증시의 큰손으로 성장한 개인 투자자들이 계속 증시에 남으려면 단타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개인의 높은 단타 매매 비중이 수익보단 손실을 키울 가능성이 있고, 이는 유동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어디까지 갈수 있을지는 결국 시장 유동성에 달려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단기에 고수익을 얻으려는 경우가 많은데, 높은 변동성으로 손실이 커질 경우 개인들의 증시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