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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고교 교육시스템 뒤엎을 2025년이 온다
입력 : 2021-03-17 오전 6:00:00
4년 뒤인 2025년에는 고등학교 수업 현장에 대격변이 일어난다. 우선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원년이다. 고교학점제는 마치 대학생의 강의 수강처럼 고등학생도 과목을 골라서 듣도록 해주는 제도다. 고교 서열화 개선도 이뤄진다. 시행령에 따라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일괄 탈바꿈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5일 2025년과 연관된 교육 행보를 각각 보였다. 모두 고교 서열화 개선과 관련이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마이스터고에 학점제를 시행한데 이어, 오는 2022년에는 특성화고에 학점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자사고 2곳에 대한 지정 취소를 끝까지 밀고 나가기 위해 항소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시교육청 행보와 관련해서는 다소 의아한 점이 있다. 4년 뒤에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는데 구태여 항소할 필요가 있는지다. 이 지적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서열화 정책 부분은 교육청이 큰 방향 제시할 필요가 있어 항소 제기는 당연하다"고 응수했다. 서울에서 고교학점제를 시범 실시하고 있듯이 고교 서열화 해소 역시 비슷하게 부분적이나마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앞으로 예정된 변화가 매우 큰 만큼 국가 차원이든 지역 차원이든 준비를 아무리 철저히 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교육과 수업 다양성 측면에서 그렇다.
 
일반고 일괄 전환이 교육의 다양성을 막을 것이라는 비판은 계속 있어왔다. 지난달 시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취소 재판에서 패소하고 난 뒤에도 단순히 해당 사안에 대한 문제제기뿐 아니라 일괄 전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일어날 정도다.
 
이에 대해 교육 당국은 꼭 고교 형태의 다양성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각각의 일반고 내에서 수업을 다양하게 하면 된다고 맞서왔다. 이들의 입장이 맞으려면 고교학점제 정착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학점제 시범 학교에서 이전 관성이 남아있다는 교육부 자체 판단이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판단이 맞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교육 당국은 4년 뒤 정책이 학생과 학부모를 혼란하게 만들기만 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없는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고교 교육의 다양성이 대입 과정의 다양성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 시험 개편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바 있다. 2025년 고1이 3년 뒤에 볼 대입 시험으로서, 변화의 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하다. 정시와 수시의 이분법을 넘거나 서술·논술형 수능을 도입한다는 등의 예측이 나오는 판이다.
 
다양성을 어떻게 정의하든 한국 교육 전반을 둘러볼 때는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이 더 눈에 띄고 있다. 획일성이 사회 문제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마저 든다. 고교와 대입 체제 개편이 진로의 다양성까지 이어지고, 더 나아가 사회 다양성까지 이어지도록 철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신태현 사회부 기자(htenglish@etomato.com)
 
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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