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엔 세입자와 집주인의 갈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전세금을 안주는 것은 물론이고 소송에서 패소해도 돈을 주지 않겠다는 집주인까지 등장하기도 하죠.
특히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와야 전세금을 돌려준다는 등의 집주인 태도에 전세금을 돌려받기 힘든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이 전세금반환 내용증명 발송은 물론 임차권등기까지 진행하며 법적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집주인의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전세금을 못 돌려주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험을 한 세입자들은 시간과 정신적 손해가 상당하다고 토로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이 끝나면 바로 전세금을 돌려받는 사례와 달리, 집주인이 작심하고 소송 패소 후에도 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는 간단치 않은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전세금 반환소송 승소 판결 이후에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강제집행 절차 진행으로 권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전세금 반환소송 승소 이후에도 전세금을 돌려받기가 어려운 경우는 판결문으로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효과적인 강제집행 방법으로는 △부동산 강제경매 △채권압류 및 추심 △동산압류가 있습니다. 이 경우엔 집주인 모르게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면 심리적 압박효과도 있어 실무에 효과적이란게 엄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부동산 강제경매란 집을 강제로 경매에 넘기는 절차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전셋값 보다 집값이 높기 때문에 집주인은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세금을 돌려줍니다.
채권압류 및 추심이란 집 주인의 특정 재산을 강제로 확보하는 집행방법 중 하나를 말합니다. 집주인의 시중 은행 통장을 압류해서 집주인이 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해 놓고 판결문을 갖고 은행에 가서 돈을 찾으면 됩니다.
동산압류란 집주인의 집안 살림을 강제로 확보하는 집행을 말합니다. 이른바 ‘빨간딱지’를 TV, 쇼파 등 집주인의 물건에 붙여놓고 경매절차를 진행하는 것이죠. 경매를 통해 팔린 돈으로 전세금의 일부를 받는 식입니다.
엄 변호사는 “전세금 반환소송 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강제집행 방법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며 “집주인의 재산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말합니다. 이어 “집주인의 재산을 찾을 수 없는 경우는 채무불이행자 명부등재를 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사업체 관계자가 짐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