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가상이동통신망(MVNO·알뜰폰)이 데이터를 늘리고 제휴를 확대하며 '고스펙' 통신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특히 20·30세대를 겨냥한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KT엠모바일은 최근 일부 요금제명을 변경하고, 추가 데이터 형식으로 제공하던 데이터를 요금제에 포함했다. '모두다 맘껏' 3종과 '데이터 맘껏' 3종, '데이터 많이' 1종 등 총 7종이다. 월 6GB 데이터에 추가 데이터 6GB를 제공하는 요금제 '모두다 맘껏 6GB+(월 2만9700원)'를 '모두다 맘껏 12GB+'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요금제 가격이나 제공 사항 등의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알뜰폰 사업자들은 프로모션 형태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상품으로 끌어올리며 알뜰폰의 전반적인 스펙을 올리고 있다. 과거 저렴한 요금만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것에서 벗어나 고용량 데이터와 제휴 서비스를 늘리는 모습이다. 특히 콘텐츠에 민감한 20·30세대를 이끌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결합한 KT엠모바일의 '모두다 맘껏 100GB+·시즌'의 20·30세대 가입자 비중은 지난달 기준 68%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KT엠모바일의 알뜰폰 후불 누적 가입자수가 8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KT엠모바일
20·30세대를 겨냥한 제휴 요금제 신설은 이통 3사 알뜰폰 계열사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다. KT의 또다른 알뜰폰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도 이달 초 OTT 시즌과 클라우드게임 게임박스를 제휴한 요금제 2종을 출시했다. SK텔링크는 웨이브(OTT)·플로(음원 스트리밍) 등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갖췄고, LG헬로비전의 경우에는 구글플레이 기프트코드를 포함한 요금제를 상품으로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합성어)의 알뜰폰 수요가 늘면서 이들 세대가 선호할 제휴 서비스를 늘리며 알뜰폰도 전반적으로 제공 데이터·상품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 단말 보급의 확대도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오후 11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는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단말이다. 삼성이 처음으로 중저가 단말로 '언팩 행사'를 개최할 만큼 시장 환경이 변화했다. 이번 신규 단말의 국내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출시 후 '자급제+알뜰폰' 조합이 다시 한번 주목받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