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 오는 14일 법률안 개정의 첫 관문인 소위원회 심사단계의 통과가 유력하다. 여야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4월 임시국회 통과에 청신호가 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3일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를 열고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연속 법안소위를 열고 논의한 결과다. 오는 14일 오전 다시 법안소위를 열어 제정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이해충돌방지법안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 정보로 사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이다. 이는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한 재산상 이득을 금지하고 △공직자가 사적 이해관계자와 얽히면 스스로 회피하도록 하고 △직무관련자와의 금품 거래를 신고해야 하며 △공공기관 가족 채용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야는 이해충돌방지법의 적용 대상, 처벌 수위 등 쟁점에 대한 이견을 대부분 좁혔다. 이해충돌방지법의 적용을 받는 고위공직자 범위에는 공무원은 물론 공공기관 임원, 지방의회 의원, 정무직 임원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범위는 정부 산하기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이 통과되면 공무원, 공공기관 산하 직원 등 약 190만 명이 적용받게 된다.
과잉규제 논란이 있었던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은 이해충돌방지법의 공직자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들에 대해 추가 제재가 필요할 경우에는 언론 관련 법이나 사립학교법에 해당 내용을 넣어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동산 신고조항'과 관련된 부분은 기술적인 조율이 필요해 이날 최종 처리에는 이르지 못했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의 부동산 보유 신고 관련 조항과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간 유사한 내용이 있어 중복 규제에 해당할 수 있어서다.
당초 이날 회의에서 처리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하루 늦어진 이유에 대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은 제정법인데 공직자윤리법 등 관련 법이 다섯 개가 있고, 공무원행동강령이라는 령이 또 있다"며 "그 관련법을 전체적으로 종합해서 이해충돌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6개월 이내에 개정되는데 이 개정내용과 이해충돌방지법에 유사 내용이 들어간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우리 위원회 일부 위원은 그럼에도 이해충돌방지법에도 부동산 신고조항을 반영하자는 입장이어서 기술적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지만 내일 법안소위 의결은 유력한 상황이다. 여야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취지에 공감한 데다 소위 논의 과정을 통해 여야 간 대부분 쟁점이 해소돼서다.
무엇보다 이해충돌방지법은 내일 법안소위 의결에 이어 정무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도 무난히 통과할 전망이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민주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 입법과제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처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604호에서 이해출동방지법안 관련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