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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우선주 급등, 폭탄돌리기 경계령
입력 : 2021-04-22 오전 6:00:00
최근 국내 증시에서 우선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 코스피 상한가 종목 중 대다수가 흥국화재2우B, 크라운제과우, 대덕전자1우, 흥국화재우, 대덕1우 등 우선주가 포전했다. 다음날인 21일에도 장중 현대건설우, 노루페인트우, 일양약품우, 노루홀딩스우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급기야 한국거래소가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는 우선주에 대해 투자유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일부 우선주가 기업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치솟자 우선주 투자에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눈에 띄는 종목은 한화투자증권 우선주다. 한화투자증권 우선주는 지난달 30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연일 상승세다. 13거래일 중 상한가만 8거래일을 기록했다. 
 
미국의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나비효과' 덕분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등을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중 처음으로 증시에 상장하면서 두나무 투자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주가 급등에 필요한 그럴싸한 재료 같지만 전형적인 테마주다. 한화투자증권 내부적으로도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핀테크 기업에 투자한 당초 취지와 달리 암호화폐 이슈와 연동해 주가가 널뛰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평가를 거쳐 한화투자증권 보통주의 주가는 안정됐지만, 우선주는 상한가를 계속 이어갔다. 우선주의 가격이 대략 보통주의 70~80% 수준에서 결정되는데, 최근 보통주의 2배를 웃도는 종목이 수두룩해졌다. 
 
일각에선 발행주식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작은 우선주에 '작전 세력'이 붙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를 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통주에 비해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도 적은데다 시가총액도 낮다보니 투기세력의 주가 띄우기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우선주 랠리를 순환매 장세의 '끝물'로 본다. 다른 종목의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른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투기성 자금이 우선주에 유입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저가매수 타이밍을 놓친 개인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지 않고, 틈새 종목으로 우선주에 눈길을 준다는 점이다.
 
대부분 보통주의 가격에 연동해 주가가 움직이는데 유통되는 주식수가 적은 만큼 조정 폭이 크다. 보통주보다 가치를 높게 반영하지만 하락 폭도 클 수 있다. 유동성 장세가 끝난 주식시장에선 묻지마식 투자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한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에 참여해 손실을 자초할지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다.
 
증권부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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