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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성산시영 재건축 첫발 떼…조합원 분양받으려면 '실거주 2년' 맞춰야
민간-공공 재개발 의견 엇갈려…성산선경, '페놀온수' 부담
입력 : 2021-04-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성산시영아파트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과 불광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1986년 3월에 입주해 이제 만 35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로 3710세대에 이르는 대단지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데 성사될 경우 서울 북서부에서는 가장 큰 재건축 단지가 될 예정이다. 
 
워낙 단지가 크다 보니 세 건설사가 아파트 조성에 참여했다. 주민들은 아예 건설사 이름을 붙여 동을 구분한다. 1동에서 15동까지는 유원건설이 지어 성산유원으로 부른다. 이곳은 성원초등학교와 가깝다. 16~23동은 성산선경, 24~33동은 성산대우다. 28동부터는 도로 건너 신북초등학교와 톡목고 입학률이 높기로 유명한 중암중학교 쪽에 자리 잡고 있다. 월드컵대교가 완공되면 목동 학원가도 다닐 수 있게 돼 학군은 괜찮은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단지의 모든 동들이 6호선 지하철 역세권이긴 한데 넓게 퍼져 있다 보니 가까운 역이 서로 다르다. 성산대우에서는 DMC역이 가깝고 성산선경에는 월드컵경기장역이 더 가깝다. 성산유원의 경우엔 월드컵경기장역과 마포구청역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성산시영아파트는 지난 5월8일 재건축을 위한 첫 관문인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했으며 작년 12월에 정비구역 지정 신청도 마쳤다. 주택 소유주의 3분의 2, 66.7%가 동의해야 했는데 72% 넘는 찬성률이 나왔다고 한다. 
 
이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재건축 추진위를 구성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재건축 추진위에서는 내년 상반기 전에는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다음 절차가 조합 설립이다. 이 단계가 중요한 것은 ‘2년 실거주’ 요건 때문이다.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조합을 설립하기 전까지 2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한 조합원에게만 재건축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때까지 2년 실거주를 채우지 못하면 집 대신 현금으로 청산된다.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서 조합 설립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많아 지금 재건축을 노리고 매입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실거주 요건 때문에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현재 거주하는 주민들의 70% 정도가 세입자라고 한다. 이미 2년 요건을 채우고 이사 나간 집주인이 많다는 뜻이다. 
 
각 동마다 창밖으로 플래카드를 내건 집들이 많이 눈에 띈다. <사진/ 김창경 기자>
 
3700세대가 넘는 성산시영이 재건축에 성공한다면 강북지역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단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사진/ 김창경 기자>
 
단지 내엔 공공재개발의 사업성을 홍보하는 플래카드도 함께 걸려 있다. 주민들에게는 페놀 온수 문제도 큰 우려 요인이다. <사진/ 김창경 기자>
 
 
아파트 평형은 66㎡(전용면적 50㎡), 71㎡(51㎡), 77㎡(59㎡)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성산유원의 평형이 가장 크다. 
 
재건축 후보단지답게 시세는 꽤 높은 편이다. 중개업소 설명에 따르면 작년말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후에 시세가 빠르게 올랐다고 한다. 
 
현재 중개업소에 올라 있는 매물들은 작은 평형들도 전부 10억원을 훌쩍 넘어 11억원에 가깝다. 전용 59㎡형 매물은 12억원대 중반을 넘었고 13억원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일부 주민들은 재건축할 때 전용 84㎡형, 즉 30평대로 높여서 신청할 경우 추가분담금으로 3억~4억원 정도 책정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데 이 정도면 인근 시세를 감안해 비싸다고 볼 수 없다. 멀지 않은 곳 증산3구역에서 공급된 센트럴자이 아파트도 15억원을 넘어섰다. 물론 추가분담금이라는 것이 예상과는 크게 차이나는 경우가 많아 지금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새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보다는 적게 들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것은 단지 안에 공공재건축과 민간재건축 홍보 플래카드가 함께 걸려 있다는 점이다. 조합장이 공공재건축 얘길 꺼냈다가 주민들에게 배척당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또 성산선경에서는 온수에서 페놀이 검출돼 발칵 뒤집어졌다는 소식도 있었다. 여러 집에서 창밖에 내건 플래카드만 봐도 다른 구축 단지와는 다른 분위기인 것을 느낄 수 있다. 
 
절차를 밟으려면 재건축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았고 그와 별개로 분위기는 뒤숭숭하지만 누구라도 선호할 만한 입지에 대규모 재건축 단지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라는 점에서 관심을 둘 만한 단지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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