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 노동신문이 16일 레슬링과 기계체조 종목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소개하고 "금메달로 조국의 영예를 떨치리"라는 각오를 전하면서, 기존의 도쿄올림픽 불참 입장을 번복하고 출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오전 '신심넘친 열의, 약동하는 기상-평양체육단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금메달로 조국의 영예를 떨치리, 그 누구를 만나보아도, 그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하나의 지향, 하나의 열망이였다"면서 "훈련장 어디서나 과감한 분발로 나라의 체육을 더욱 비약시켜 인민들에게 승리의 신심을 백배해줄 열정과 기상이 세차게 약동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체육성은 지난 4월6일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3월25일 조선 올림픽위원회 총회 개최 사실을 알리고, "제32차 올림픽 경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면서 "악성비루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 도쿄올림픽에 불참한다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3년 만의 하계 올림픽 불참이 된다. 그렇지만 북한 당국이 내외부에 공개되는 노동신문을 통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소개하고 '금메달'을 강조하면서, 도쿄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 외교가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도쿄올림픽 참여 여부를 최종 정리할 것이라는 기대어린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를 전격 발표해 남북미 대화를 개시한 것처럼, 도쿄올림픽 참여를 계기로 멈춰있는 남북미 대화를 재개하고, 북일 대화 추진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각종 언론인터뷰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이 (북한의 참여를) 계속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이 관망적 태도에서 벗어나 대외정세 탐색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2일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 참석차 일본 도쿄를 방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한일관계 개선 방안이 핵심 이슈지만,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여방안 등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이 16일 레슬링과 기계체조 종목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소개하고 “금메달로 조국의 영예를 떨치리”라는 각오를 전하면서, 도쿄올림픽 출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 설치된 ‘2020 도쿄올림픽·장애인올림픽 홍보물’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