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의 민심을 잡기위해 여권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광주로 향한다. 경선 승리의 필수 요소가 호남 민심인만큼 여권의 빅3(이낙연·이재명·정세균)가 일찍이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들어간 것이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3일 부터 나흘간 광주, 전남, 전북 지역에 머물며 일정을 소화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2~15일 3박 4일 동안 전북 일정을 소화, 16일과 17일 전남 여수와 순천지역을 방문한 뒤 18일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17~18일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는다. 이 지사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호남에 연고가 없지만 본선 경쟁력을 내세워 호남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경기도·전라북도 자동차 대체인증부품 활성화 협약식과 광주 5개 구청과의 기본소득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한 뒤 18일 5·18 묘역을 참배한다.
이낙연·이재명·정세균 등 여권의 대선후보 빅3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간다. 사진/뉴시스
일명 여권 대선후보 빅3가 일제히 광주를 찾는 것은 각기 다른 경선 전략 때문이다. 이 지사의 경우 지지율 1위로 본선 갱쟁력이 있다고 평가 받지만 당내 경선에서의 압도적 승리는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호남 민심을 훑으며 반등을 노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전남 영광 출신의 이 전 대표는 광주에서 진정성 있는 행보로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하며 반등의 계기를 엿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호남 의원의 상당수가 이 전 대표에게 몰렸지만 대세론이 꺾이면서 규모는 줄어든 상태다.
이 전 대표는 16일 일명 광주선언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에 "촛불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하며 호남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빅3 중 지지율이 가장 열세인 정 전 총리는 고향인 전북을 찾아 지지세를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자기 집인 전북에서 변화가 있으면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 만큼 전북의 변화가 나비효과로 이어져 제대로 평가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저평가 우량주의 인식이 이제는 제대로 평가가 되기 시작해 '고평가 우량주'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있다"며 반전을 모색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호남 민심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당 경선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이 지사도 첫 대선 도전 당시인 지난 2017년 경선에서도 전라도 표심 확보에 공을 들였다. 당시 이 지사는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화운동을 거론하며 '광주는 사회적 삶을 만들어준 어머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각 주자들은 호남 일정을 소화하는 동시에 현역 의원들의 지지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미 강연과 토론회 등을 통해 대선 출마를 기정 사실화한 주자들은 굳히기와 뒤집기에 시동을 걸기 위해 탄탄한 조직망을 갖춘 현역 의원 포섭에 나선다. 지역기반의 직접적인 확보가 경선 승리를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 지역 의원들 역시 각 주자들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광주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닷새 앞 둔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유족과 전남 함평군 공무원이 518마리의 추모나비를 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