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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현 정부 인사들은 왜 야권에서 더 인기 있을까
입력 : 2021-05-24 오전 6:00:00
이제 대통령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대선출마선언을 한 후보는 없지만 벌써 여러 사람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일찌감치 선두권으로 분류되고 정세균, 이낙연 전 국무총리 역시 유력 후보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이름도 거론되는 모양이다.
 
이 지사를 비롯한 여권 인사는 비교적 오랜 기간 대선 후보로 이야기됐지만, 윤 전 총장은 대선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 게 오래되지는 않았다. 최 원장, 김 전 부총리는 정치권에서 주로 이름이 거론되는 모양인데 이 역시 최근의 일 아닌가 싶다.
 
유력한 후보나 새롭게 부상하는 후보를 보면 국민이 바라는 요구가 담기기 마련이다. 대개 현 정권의 부족한 지점이나 불만을 딛고 성장하게 된다. 예를 들어 경제 위기 상황이라면 경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여겨지는 이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든지 하는 식이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 운영에 대한 충격이 “이게 나라냐”는 구호를 만들어내고, 문재인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진 것과 같다.
 
대통령선거에는 흔히 국민의 바람과 요구와 이에 부응하는 ‘시대정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후보가 지지도가 높게 나온다. 동시에 유력한 후보, 새롭게 이야기되는 후보들을 보면 현 정부에 대해 국민이 느끼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으로 분류되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최근 거론된 최 원장, 김 전 부총리 등을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바로 원칙을 지키고, 일에서는 추진력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 지사는 꾸준히 기본소득을 자신의 주요 정책으로 주장하고 있다. 도정에서도 유의미한 정책 실험들을 통해 자신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실천했다. 윤 전 총장 역시 원칙주의 면모가 떠오른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일성은 박근혜 정권에서도, 현 정권에서도 터져 나왔다. 월성 원전 감사를 밀어붙인 최 원장도 대쪽 이미지 측면에서는 둘째라면 서러울 수 있다.
 
원칙과 추진력이 강한 후보에게 국민이 끌린다는 건 현 정부가 원칙이 없고, 추진력이 없다고 국민이 느낀다는 것이다. 현 정부 인사들은 ‘원칙이 없다’는데 동의하기 어렵겠지만, ‘내로남불’이라는 말은 지난 수년간 정부 여당의 행태에서 반복적으로 불렸던 표현이었다. 국민이 보기에 정부 여당은 원칙을 자신에게만은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비쳤다. 특히 조국 사태는 불공정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또한 여러 정책의 실패는 추진력이 없다는 이미지로 다가왔다. 현 정부가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소득주도성장의 상실이나 남북 관계에 진척이 없는 것과 같은 상황적인 문제도 작용했다. 무엇보다도 국민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데서 왔으리라. 
 
정부와 온 국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는 언제 종식될지 그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 자영업자는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비록 경제가 성장으로 돌아선다 해도 K자로 부익부 빈익빈의 불평등이 심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부동산 폭등은 자산 불평등에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이 느끼는 현 정부의 문제가 원칙과 추진력이라면 남은 임기 동안 그런 부분이 보완되어야 한다. 그러나 회의적으로 보인다. 법조계만 봐도 현 정부의 원칙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전국 최대 지방검찰청 수장인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소되어 재판을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직무배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득 생각해보면 앞에서 거론된 최 원장, 윤 전 총장, 김 전 부총리는 모두 현 정권의 고위직이었다. 이런 사람들을 가지고 왜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 왜 그들은 모두 주로 야당에서 대선후보로 이야기되게 된 걸까. 정말 모를 일이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외부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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