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 출간 열풍이 불고 있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자서전을 출간하는 것은 정치권의 깊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대 대선을 1년 앞둔 2011년 수필집 '운명'을 출간한 바 있다.
당시 '운명'은 문 대통령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재임 시절 저술한 책으로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을 지낸 소회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억 등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운명에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며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정치에, 대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난 1993년부터 2007년까지 총 6권의 수필집을 낸 바 있다. 2007년 출간한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는 부모를 잃은 뒤 겪은 고충, 극복, 정치 지도자로 거듭난 이야기 등을 그려냈다.
결국 정치인들이 큰 선거를 앞두고 자서전을 출간하는 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잘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라디오 인터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만 자서전만큼 자신의 구상을 잘 담아낼 수 있는 매개체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여권 대선주자들도 본격적인 출간 정치에 돌입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가장 먼저 지난달 자신의 정치 철학과 국정운영 비전을 담은 '수상록'을 냈다. 책에는 총리 시절 코로나19 방역의 소회와 함께 국민통합, 4차 산업혁명 등 정치 현안을 담았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7일 '이낙연의 약속'을 통해 합류했다. 대담 형식의 책은 자서전이자 정책 구상집 성격의 띄고 있다.
제3자나 측근들이 대선주자들에 대한 책을 출간하기도 한다.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최근 이 지사의 정치 행보를 총망라한 '마이너리티 이재명'을 펴냈고, 윤석열 전 총장은 주변에서 약 4권의 책이 출간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이낙연의 약속'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