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영국 콘월에서 막을 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코뮈니케)가 환경 문제와 불평등 등 세계가 직면한 주요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기후변화 해소 및 불평등 해소에 앞장서고 있는 단체들은 이날 공동성명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구호단체인 옥스팜의 맥스 로슨 불평등 정책 관련 책임자는 이날 "G7 역사상 그들의 행동과 지금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 사이에 이보다 더 큰 격차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며 "이번 회담이 엄청난 실패로 끝났다는 결론을 내기까지 더 기다릴 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환경전문가는 G7 정상회의 최종 합의문에 현재 가장 시급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탄소 배출량 감축 관련 세부 일정 계획은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은 지구 기온 1.5도 상승 제한과 개도국을 위한 1000억달러(약 112조원) 이상의 국제 기후변화 재원 제공,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 목표 달성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존 사우벤 그린피스 전무는 "친환경적인 발언에도 정상들은 기후와 자연에 닥친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실실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그저 오래된 약속을 되풀이 하고 위선적으로 자신들의 계획을 과장하기에 바빴다"고 피력했다.
내년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10억회분을 세계에 기부하겠다는 G7 정상들의 합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를 접종하기 위해 110억회분의 백신이 필요하다고 밝힌 상황에서 G7의 성명이 '코로나19 종식'을 낙관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단체들은 이번 발표가 구체적 계획이 결여된 선언적인 발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G7은 백신 10억회분이 아닌 110억회분 공급할 필요가 있다"며 "아프리카 등 다른 나라에서 백신 생산을 증대하기 위한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하지 않은 것도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팰머스의 스완풀 해변에서 주요7개국(G7) 정상 가면을 쓴 NGO 활동가들이 거대한 코로나19 백신 주사기를 놓고 줄다리기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