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이광재 '경선 연기' 한목소리…"통 큰 양보해야"

공동토론회 열고 '반이재명' 연대…이재명 "원칙 중요" 반대

[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경선 일정 연기를 거듭 강조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원칙'과 '신뢰'를 명분으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서울마리나 클럽하우스에서 공동 정책토론회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토론회는 두 사람을 비롯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공동 주최했다.

 

정 전 총리는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공론의 장이 마련이 되고 또 충분한 토론을 거쳐서 어떤 결론에 도달하면 모두가 승복해야 한다"라며 "아마 의총은 어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 가진 단위는 아니지만, 모든 정당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의총에서 의견을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좋은 결론이 무엇인가'라는 이어진 질문에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당헌·당규에 따라 어떤 결론에 도달하면 거기에 대한 호불호나 유불리에 관계없이 그것이 좋은 결론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이 22일 경선 연기를 거듭 주장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는 "당에서 지혜를 모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진은 이날 세 주자가 공동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재 의원도 "국민이 가장 편안한 마음을 가질 때 경선하는 게 좋다"라며 "민주당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을 때 경선 하는 게 좋다. 지금은 민주당을 먼저 강화해야 할 때"라며 경선 연기를 거듭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지고 국민의 정권 교체에 대한 지수가 높은 이것이야말로 중대한 시기"라며 "코로나19 백신 문제를 조만간 우리가 접종을 마치고 1차 접종이 끝날 때 그때쯤 우리가 경선을 하는 게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선 연기를 반대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선 "가장 좋은 것은 이재명 지사가 통 큰 양보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비슷한 시기 경선 이루어지는 게 합리적이고 그래야 국회도 제대로 가동될 수 있다"라고 했다.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것에 비해 이 전 대표는 "더는 할 말이 없다"라며 "당에서 지혜를 모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며 경선 연기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개 식용 및 반려동물 매매 관련 제도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원칙이 중요하다"라며 "정치집단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고 신뢰는 약속과 규칙 지키는 것에서 생긴다"라며 경선 일정 연기를 거듭 반대했다.

 

이 지사는 "갈등 국면에서 (경선 연기를) 통 크게 받아주면 대범하다, 포용력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그게 유리하다는 점을 모를 만큼 제가 하수는 아니다"라며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고 소탐대실 결과가 되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선 시기를 두고 다툼이 발생하고 갈등이 생기니까 이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작년 8월에 의견 수렴으로 특별 당규를 만든 것"이라며 "특별 당규 생기기 전 이야기를 가지고 특별 당규가 생긴 이후에 원칙을 지키자는 이야기를 비판하는 건 왜곡에 해당한다"라고 했다.

 

이낙연·정세균·이광재 세 명의 민주당 대선 주자가 경선 연기를 거듭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며 경선 연기를 반대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이 지사가 '민주평화광장·성공포럼 공동 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장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