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 평화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면서 코로나19 백신 외교 등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고, 꾸준한 대화와 소통으로 상호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시간(대통령 임기)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9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이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것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4년2개월만으로, 당시 타임지는 문 대통령을 '협상가(Negotiator)'로 표현했고, 이번 표지에는 '마지막 제안(final offer)'이라는 문구를 실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주었다"면서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타임지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경계했다.
타임지는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한 후 북미 갈등으로 전쟁 직전까지 몰린 한반도를 구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한반도 문제는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사상 최초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고자 애쓰면서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화해, 협력을 지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환영했다.
타임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려 한미 양국 모두 진보 정부가 집권한 상황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기회의 창'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전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브로맨스'로 북미대화에 대한 미 공화당 측의 반대가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부연했다.
동시에 타임지는 "북한은 과거 다섯 차례 비핵화 합의에 서명했지만 모두 어겼다"면서 미 국가정보국(DNI)의 최근 연례 위협보고서를 인용 "김 위원장은 시간이 지나면 (북한도)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적인 인정과 존중을 받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지는 "관여, 협상, 도발, 관계 소원, 화해라는 반복되는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지 않다"면서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문 대통령의 진정한 정치적 유산은, 문 대통령 스스로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아무도 그럴 수 없다는 암울한 사실을 깨닫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한반도의 평화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코로나19 백신 외교 등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고, 꾸준한 대화와 소통으로 상호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진/타임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