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장윤서 기자] 검찰총장이 아닌 정치인 윤석열로서 장점은 높은 지지율과 공정을 화두로 보수진영의 정권교체 적임자로 꼽힌다는 점이다. 반면 이른바 장모와 처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명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고, 정무적 감각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취약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29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가진 전문가들은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공정과 상식', '국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 윤석열의 장점과 단점을 이 같이 분석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이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과 문재인 정부 조국 수사 등과 같은 수사를 놓고 정권과 각을 세운 탓에 적폐청산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대정신이 됐다"며 "이는 문재인 정부가 연이은 정책 실패로 적폐청산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자신이 적폐청산과 개혁의 대상이 된 현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권에서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거나 검찰 인사의 오만함을 계속 보여 국민적 공분이 커진다면 향후 행보에 따라 대권에 가까운 인물이 될 수 있다"며 "과거 국감장에서 원칙 기반해 저항적 모습을 보여준 것도 국민들한테는 강자한테 대응하는 정의의 사도같은 이미지가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윤 전 총장에게 투영돼 중도층 유권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점이 장점"이라며 "사실상 문 정권으로부터 경질되고 내몰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중도층 지지 확장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도 "그의 강점은 많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하고자 하는 말을 한번에 확실하고 세게한다"며 "정치인이 말을 많이 하면 실수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윤 전 총장은 현 정부에 불만을 한 번 쏟아낼 때는 직설적으로 말해 국민을 속시원하게 해주면서 대통령이기 위해 꼭 필요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가졌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의 워딩은 정치적 워딩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정치인이 아닌 비정치인으로서의 신선함을 줘 중도층 확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오늘 선언문은 현 정부의 비판 기조가 매우 센데 중도조차 현 정권에 등을 돌렸기 때문에 중도층에게도 적절한 워딩이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도덕성 검증과 대권주자로의 통치철학 메시지가 아직까지 구체성을 띄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이 교수는 "중도지지층 확보가 대선의 핵심인데 진보진영에서 지속해서 윤 전 총장의 집안 문제, X파일 문제 등을 거론한다면 중도층도 처음엔 관심이 없다가도 대선이 다가올수록 윤 전총장에 대해 불안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 거론되는 집안 문제는 본인의 잘못이 없고 사법적으로도 무죄 판명됐지만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되는 게 문제"라며 "X파일은 진보진영의 결속을 위한 것으로 보수진영은 여기에 흔들리지 않지만 진보진영을 똘똘 뭉치게 하기 때문데 네거티브를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역시 "법치의 아이콘인데 법치에 하자가 생길 수도 있다"며 "개혁과 원칙, 정의의 아이콘인 이회창 후보가 당시 김대중 후보에게 역전당한 이유는 큰 장점을 상처받았을 때로 윤 전 총장이 법치로 이미지화돼 있는데 처가쪽 스토리가 법치에 반하게 될 때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앞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며 "이제 전언정치를 끝내고 사회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갈 텐데 한국사회의 법치주의, 헙법체계는 당연히 비판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정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추상적 거대담론이기 때문에 한국사회 양극화 문제, 사다리 붕괴, 세금 문제, 복지 문제 등 한국사회가 직면한 격차의 문제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하고 풀어갈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한 후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장윤서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