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 윤석열' 양자구도가 이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이재명 후보를 추격하는 그룹의 공격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도덕성 검증을 이유로 이미 검증을 마친 여배우 스캔들을 거론하며 개인에게 치욕을 주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민주당 원팀 원칙은 훼손될 우려가 높다.
대선경선에 나선 정세균 후보는 지난 5일 밤 대선 예비후보 2차 TV토론회에 참석해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중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소위 말하면 '스캔들'에 대한 해명 요구를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혹시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되물었다. 이른바 '점 검증'까지 마쳤음에도 다시 검증이 필요하냐는 물음이다.
점 검증은 여배우 김부선이 지난 2007년부터 이 후보와 15개월 가량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이 후보는 "양육비 문제로 상담한 일이 있어 집회 현장에서 몇 차례 우연히 만난 게 전부"라고 부인했다. 그러자 김 씨는 이 후보가 자신을 허언증 환자로 내몰았다며 3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김 씨는 불륜 사실을 입증하겠다며 "(이 후보의) 신체적 비밀을 안다"고 주장했다. 특정부위에 점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이 후보는 지난 2018년 의료기관에서 신체검증을 받으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당시 신체검증을 한 의료진은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며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 후보 개인에게는 치욕스러운 일이나, 공인으로서 도덕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검증을 마친 것이다.
의혹제기를 이어갈 자유는 물론 있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것은 이번 논란이 상대 당 후보가 아닌 같은 당 후보 사이에서 제기됐다는 점이다. 20대 대통령선거 선출을 위해 원팀으로 뛸 팀원끼리 치욕을 안겨주는 상황인 것이다.
정책 비판을 통해 경쟁력 높은 후보가 대선경선에 승리하는 것은 당과 국민들에게 이로운 일이다. 하지만 검증까지 마친 상황을 다시금 꺼내드는 행위는 자신의 몸에 상처내기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원팀 정신'을 잊지 않는 대선경선이 되길 기대해본다.
장윤서 정치부 기자(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