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 폐지에 이어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우리나라 부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금 많다"며 "여가부나 통일부 이런 것들을 없애고 기형적으로 돼 있는 보건복지부나 과기정통부 등의 업무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항상 (폐지나 축소를) 얘기했던 게 여가부와 통일부"라며 "단순히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아니라 외교와 통일 업무가 분리된 게 비효율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의 큰 틀 안에서 통일 안보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남북관계는 통일부가 주도한 게 아니라 국정원이나 청와대에서 바로 관리했고, 통일부 장관은 항상 좀 기억에 안 남는 행보를 했다"며 "과거 통일부가 주목받았던 시절은 딱 한 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외교·통일 부총리 역할을 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굉장히 격상된 위치에서 외교주무 부총리로서 일했을 때"라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여성가족부 폐지도 재차 주장했다. 그는 "사회복지정책·가족복지정책 안에 여성정책이 있는 건데 특임부처처럼 만들어버렸다"며 "오히려 힘이 없으니까 여성가족부가 매번 존폐논란에 휩싸이다가 여성 정책만 가지고는 부를 유지할 수가 없으니까 가족정책과 청소년정책을 붙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통일부 폐지와 관련한 이 대표의 발언이 국민의힘 당론인지 묻고 싶다"며 "당론이라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통일부 대변인실을 통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강병원 의원도 "정부 조직이 국민의힘 마음대로 주무르는 밀가루 반죽이냐"며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외교부의 존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 대표가 여가부 폐지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여가부가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는 논리라면 경찰청은 범죄 갈등을, 인권위는 갑질 갈등을 조장하는 기관이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9일 여성가족부 폐지에 이어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