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쇼핑몰에서 한국계 6살 소년이 백인 여성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아시안아메리칸뉴스에 따르면 피해 소년은 지난 4일 가족과 쇼핑몰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을 밝히기를 꺼진 소년의 어머니는 "남편은 아들 손을 잡고 걷고 있었고 나는 2살 딸이 탄 유모차를 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가온 여성이 아들 목을 때렸다"고 밝혔다. 남편이 다급히 아들을 끌어안고 무슨 짓이냐고 소리쳤지만 백인 여성은 물러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영상에는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른 여성이 이들 가족을 위협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가해 여성은 "당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다 안다. 너희는 어린아이들을 잡아먹는다. (이건) 너희 책임"이라고 고함을 쳤다. 이 여성은 '중국'을 언급하며 인종차별적 폭언도 퍼부었다. 하지만 정확히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파악이 어려웠다.
한참 난동을 부리던 여성은 곧 자리를 떠났다. 소년의 어머니는 "실랑이를 포착한 경비원이 다가오긴 했지만 백인 여성과 몇 마디 말을 나눴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신체적인 부분은 괜찮지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경찰에 사건을 접수한 후 형사와의 통화에서 어쩔 수 없이 그 사건에 대해 언급했는데, 우연히 대화를 들은 아들이 펄쩍 뛰었다. 아들 앞에서 되도록 그날을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아들이 여동생이 아니라 자신이 맞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가해 여성이 증오 범죄를 저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쇼핑몰 관계자는 "과거 그녀가 히스패닉계 가족을 괴롭히고 침을 뱉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또 관련 영상을 본 경찰이 그녀를 바로 알아볼 정도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가해 여성은 쇼핑몰 측이 한국계 소년 폭행 사건을 인지하기도 전에 또 다른 난동 사건으로 쇼핑몰에서 쫓겨난 후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구치소는 그녀가 증오범죄 혐의로 구금됐음을 확인했다.
용의자 체포 후 소년의 어머니는 "이제야 안심이 된다. 나는 그 사람이 아이들에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3월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서 열린 증오범죄 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우리들은 모두 미국인이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