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 내 승영사찰 국청사 옛터에서 '목부재(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나무로 만든 재료)'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20일 경기도는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와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이 지난해 9월부터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 일원 옛 국청사 터에서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해 복수의 목부재 등을 출토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청사지 종합정비계획 수립' 등 국청사 옛터 활용을 위해 추진됐다.
출토된 목부재는 장여(도리 밑에서 도리를 받치는 부재), 인방(기둥과 기둥 사이 또는 문이나 창의 아래 위로 가로지르는 부재), 화반(인방 위에 장여를 받치기 위해 끼우는 부재) 등 건축부재다. 화반은 연꽃 조각본과 귀면 조각본이 함께 확인됐다.
남한산성 내 발굴조사에서 조선시대 건축부재 출토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 인조 2년(1624년) 축성된 남한산성에는 산성의 축성과 관리·수비를 위해 10개의 승영사찰이 건립됐다. 승영사찰은 승군이 산성에 주둔하면서 세운 사찰로 금당·승방 등 일반적인 사찰 공간 외에 무기고·화약고 같은 군사적 공간이 함께 있다.
승영사찰 가운데 국청사는 한흥사와 함께 1624년 가장 먼저 세워진 사찰이다. 그러나 1905년 일본이 의병 무기창고로 사용되던 남한산성 내 모든 사찰을 폭파하면서 국청사도 폐사됐다. 1968년 동일한 이름의 국청사가 남한산성 내 세워졌지만 조선시대 국청사와 역사적 연관성은 없다.
이에 도와 경기문화재연구원은 과거 기록된 국청사 누각인 '월영루' 입증에 집중했다.
도는 국청사지 발굴조사가 다음달 끝나면 출토 문화재 활용 방안 등 정비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은선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소장은 "이번에 출토된 목부재는 옛 기록에서 확인된 '월영루'의 건축부재라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있다"며 "향후 보존처리와 추가연구를 거치면 남한산성 승영사찰에 건립된 누각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2017년 10월~2018년 9월 1차 발굴조사에 이은 2차 조사다. 당시 조사를 통해 국청사가 중정(마당)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는 승려 방이, 남쪽에는 누각이, 북쪽에는 금당(본존불 안치 건물)이 들어선 산지중정형의 사찰임을 확인했다.
목부재 연꽃모양. 사진/경기도 제공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