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노인이 치매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승인하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높아졌다. 우리나라 치매환자 증가율은 연평균 16%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을 정도다.
치매는 초기 발견 시 증상을 완화 및 경과를 늦출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2019년 16조5000억원 규모였던 국가 치매 관리비용은 오는 2040년 약 63조1000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약 75%를 차지한다. 진단을 위해 뇌의 기능적인 변화를 확인하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검사가 시행된다.
문제는 치매가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려운 질환이라는 것이다. PET 검사 자체도 비용이 많이 들고 시행하는 병원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뇌는 인지기능의 문제가 발생하기 전부터 신경퇴화로 인한 뇌 위축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이를 미리 발견하지 못해 진단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신경퇴화로 인한 뇌 위축은 MRI 검사를 통해 어느 정도 위축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뇌 MRI 검사에 인공지능 적용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뇌 MRI를 기반으로 의료진의 치매 진단을 돕는 솔루션이 개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획득했다.
솔루션은 뇌 MRI를 기반으로 뇌 영역을 100여개 이상으로 분할(parcellation)하고 주요 뇌 영역의 위축정도 정보를 제공한다. 의료진에게 뇌의 영역별 위축정도의 정상군 대비 비교수치와 이를 기반으로 계산한 뇌 나이, 뇌 건강순위를 알려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진단에 활용될 수 있다.
김상준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기억 장애 등 인지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에서 본격적인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 뇌의 영역별 위축정도 등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치매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며 "AI 기술이 임상 환경에서 의료진에게 치매 진단을 위한 다양한 보조적 정보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국가 치매관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