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전경. 사진/대웅제약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대웅제약(069620)이 코로나19 경구 치료제로 개발 중인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의 임상시험 2b상에서 주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중증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환자군에선 호흡기 증상 개선에 걸리는 기간이 절반 이하로 단축됐다.
대웅제약은 27일 코비블록 임상 2b상 톱라인을 발표하며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국내 24개 기관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경증환자 342명 중 카모스타트 또는 위약을 복용한 327명을 대상으로 위약대조, 무작위 배정, 이중눈가림 방식을 적용했다.
주평가변수는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며, 이외 주요 평가변수는 '안전성'과 '악화된 환자의 비율'이었다. 임상적 증상은 열감, 기침, 호흡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등 7가지 증상이었으며 증상의 정도(0~3)가 '없음(0)' 또는 '약함(1)'으로 개선돼 24시간 동안 유지된 것을 기준으로 했다.
분석 결과, 카모스타트를 투여 받은 전체 환자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다.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위약군 8일 대비 카모스타트군 7일이었으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경증환자의 특성상 증상 관리가 잘 되고 자연 치유 비율이 높으며 약물 복용 순응도가 낮은 환자들이 있어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의 차이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임상에서 카모스타트군과 위약군 모두 고유량 산소치료 이상의 치료악화가 발생한 중증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치명율이 계속 낮아지는 결과와 부합된다는 게 대웅제약 측 설명이다.
다만, 연구진은 카모스타트 또는 위약을 제공량의 70% 이상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의 가장 대표적 증상이면서 증상 악화의 주요 지표인 기침이나 호흡곤란의 호흡기 증상이 하나라도 있는 환자 175명(카모스타트군 86명, 위약군 89명)의 증상 개선 시간은 위약군 8일 대비 카모스타트군 5일로 약 40% 빠르게 개선됐다.
특히 중증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 환자에서 호흡기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증상이 하나라도 있었던 50세 이상의 환자 98명(카모스타트군 48명, 위약군 50명)의 증상 개선 시간을 분석한 결과, 위약군 9일 대비 카모스타트군 4일로 2배 이상 빠르게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산소(저유량)치료가 한 번이라도 필요한 호흡기 증상 악화를 경험한 환자는 위약군 6명 대비 카모스타트군 1명으로 위약군 대비 약 15% 수준으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중증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에서 호흡기 증상 개선의 유의한 효과가 나타남에 따라 경구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들과 빠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향후 코로나19의 감염경로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비강 분무 제형 개발, 다른 치료제와 병용 등에 대한 연구 등 가능한 옵션을 고려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약회사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