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FC 후원금' 뇌물수수 의혹을 '제3자 뇌물성'이라고 주장하자 이 지사 측은 윤 전 총장 부인의 '코바나컨텐츠 후원금 모금 의혹'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이 지사는 '악성 특수부 검사' 같은 행위라고 비판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윤 전 총장 캠프 법률팀은 7일 입장문에서 "기업들에 토지 용도변경을 해주는 대신 그 혜택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방향으로 환수했다면 뇌물 범죄"라며 "이 지사가 성남FC 운영에 관해 사적·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었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였던 2015~2017년 관내 기업들로부터 광고비를 유치한 것과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 측은 "K스포츠재단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법률팀은 "스스로 2016년 인터뷰에서 '성남FC를 통해 정치적 야망과 이익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며 "성남시장이 기업들에 현안 해결을 빌미로 성남FC를 후원토록 했는지가 쟁점이고, 이 지사는 '그게 무슨 문제냐'고 하니 사실관계는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률팀은 "시장이 동시에 구단주가 아니었다면 어느 기업이 수십억 원을 선뜻 후원하겠나"라며 "후원 과정에서 압박이나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면 제3자 뇌물성이 명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당시 네이버, 두산건설, 농협, 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는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총 161억5000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이 지사 측은 바로 반박했다. 이 후보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이 성남시민에게 후원한 것이 어떻게 K스포츠재단과 같은 구조의 뇌물이 되나"며 "오히려 문제가 되고 냄새가 풀풀 나는 것은 코바나컨텐츠 기업 협찬금"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검찰총장 임명을 앞두고 잠재적인 수사 대상 기업들로부터 보험성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 제기가 있었다"며 "전시회 협찬 계약과 금액이 큰 폭으로 급증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회사가 수사 대상 기업들에서 협찬이나 후원을 받았다면, 그 자체로 이해충돌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부정청탁, 대가성 여부 등에 따라 '제3자 뇌물죄'도 충분히 성립할 수 있다"며 "코바나컨텐츠가 얼마나 많은 기업으로부터 후원과 협찬을 받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도 이날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 측에서 성남FC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 최순실의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과 동등하게 바라본 것에 대해 너무나 황당했다"며 "기소를 위한 목표로 없는 죄도 만들어 기소하는 악성 특수부 검사 같은 행위"라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성남FC의 후원금 소득은 모두 성남시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문제될 게 없고,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의 경우 최순실을 위한 것인데 검찰총장까지 하신 분이 법률 전문성조차 없이 '이재명을 문제 삼자'는 목표로 공세에 나선 것"이라며 "그런 것들이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FC 후원금' 뇌물수수 의혹을 '제3자 뇌물성'이라고 주장하자 이 지사 측은 윤 전 총장 부인의 '코바나컨텐츠 후원금 모금 의혹'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