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크래프톤 등 공모주 줄상장 앞두고 증권사들 "MTS 먹통될라" 긴장
10일 크래프톤 상장에 롯데렌탈 등 3곳 일반청약까지
입력 : 2021-08-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기업공개(IPO) 대어급 상장과 일반청약 일정이 이어지는 이번주 증권가는 혹시 모를 전산 사고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접속자가 몰리는 이벤트 때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먹통이나 전산 오류 등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여전히 구체적인 인프라 확충 상황에 대해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어,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다음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의 공모 금액은 4조3000억여원으로 올해 최대 규모다. 또한 같은날 롯데렌탈과 아주스틸, 브레인즈컴퍼니의 일반 청약이 진행된다. 3사 청약 모두 10일이 마지막 날인 만큼 대부분이 이날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어급 공모주의 상장 날에는 첫날 차익실현하고 나가는 청약자들과 뒤늦게라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로 인해 동시 접속자 수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기대보다 주가가 하락할 때는 SK바이오사이언스 때처럼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전산 마비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달 말 대신증권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에서 로그인과 주식 주문 체결 등에서 전산 오류를 빚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한화플러스제2호 청약 접수 과정에서 이체가 지연돼 투자자들이 제 때 청약을 넣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이에 두 증권사 대표들은 공식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지난 6일 카카오뱅크 상장 날에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투자증권 MTS가 한시간 넘게 오류를 일으킨 반면 더 많은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은 KB증권 서버는 차질없이 소화했기 때문이다. 두 증권사의 MTS 앱 별점은 각각 1.9점과 4.3점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문제는 반복되는 사고에도 증권사들이 전산 설비 투자에 대한 정확한 목표나 수치, 상황 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길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KB증권도 과거 전산 오류로 투자자 원성을 들어야 했으나, 이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적극 개편 의지를 밝혔다. 증권사는 200여억원의 신규 투자를 통해 IT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동시 접속자 수를 기존 22만명에서 100만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상장날 오전에 46만명 정도가 동시 접속해, 100만명 수용 수준에선 넉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크래프톤 물량을 배정받은 NH투자증권 역시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지속적인 서버 증설과 시스템 개선을 통해 2019년 말 기준 동시 접속자 수 10만명 수용 수준에서 지난 6월 말 70만명까지 구축을 완료했다"며 "거래가 가장 많았던 1월에도 최대 50만명 정도가 동시 접속한 만큼 충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많은 증권사들이 이어지는 전산 오류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아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당시 전산 오류가 발생했던 곳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 외에도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SK증권 등이 있다. 이번 크래프톤 청약은 대표주관사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주관사 NH투자증권, 인수단 삼성증권이 진행했다. 이들 모두 최근 비대면 청약에 대해서도 수수료 2000원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크래프톤 청약을 진행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기·비정기적으로 인프라를 확충해가고 있지만 구체적인 비용과 수치 등을 알리긴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전산 설비 투자 내역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크래프톤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정각 9시가 아닌 그 전후로 접속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하는 등 동시 접속 분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