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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부진에도 직접판매 운용사들, 상반기 실적 '미소'
메리츠운용, 1년 새 가입자 '3배'…20만좌 눈앞
입력 : 2021-08-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직접투자 시대에 공모펀드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일찍이 펀드 직접 판매에 나선 운용사들은 올해 나름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해 계좌 수 10만을 넘어선 데 이어 20만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의 계좌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19만7733좌로, 작년 말(13만5645좌) 대비 45.8% 증가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점과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초반엔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존리 대표가 방송과 강연 등 왕성한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쌓으며 지난해 앱 가입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도 메리츠자산운용의 고객은 지난해 급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약 1만7000좌에 불과했던 계좌 수는 지난해 10만좌를 돌파, 올해 상반기에는 20만좌에 가까워졌다.
 
메리츠뿐 아니라 가장 먼저 직판 시장에 뛰어든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상반기 중 가입자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 계좌 수는 작년 말 9433좌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1만2577좌로 약 33.3% 증가했다.
 
최근 비대면 거래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이 상품과 수수료 등을 직접 비교하고 고를 수 있는 온라인 펀드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운용사는 아니지만 온라인 앱을 통해 낮은 보수로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포스증권에도 가입자가 몰리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50만좌를 돌파해 지난해 말(44만5091좌)에 비해 19% 증가했다.
 
후발주자들은 걸음마 단계…업계 고심
 
다만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메리츠나 에셋플러스운용을 제외하면 국내 직판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2019년 말 삼성카드 앱 내 'R2' 플랫폼을 통해 일부 펀드 직접판매에 나선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계좌 수가 반년 간 640좌에서 1107좌로 늘었다. 지난 5월 MZ 세대를 겨냥한 펀드 판매 앱을 출시한 한화자산운용은 반년 새 계좌 수는 지난해 말 14좌에서 6월 말 기준 784좌로 증가했다. 앱 다운로드 수는 1만을 넘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직판 시장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리 준비해나가야 할 분야"라며 "R2 외에도 펀드솔루션 앱, 카카오페이증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판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별 다른 홍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반응이 오고 있다"며 "판매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건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운용업계는 비용과 이익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들기며 고심 중에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년째 직판을 할 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경우 법인을 상대로 판매하는 단기금융펀드 규모도 이미 적지 않기 때문에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접판매의 가시적인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는 반면 비용이 크고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에게 좋지 않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운용사들의 발목을 잡는다. 한 중견 운용사 관계자는 "연간 실적 대비 직접 앱을 개발하거나 직판 활로를 개척하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크다"며 "아직까지 내부에서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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