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대기업 임원 등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정의당, 언론단체 등은 기존의 언중법 원안이 통과될 경우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일부 수용한 것이다. 민주당은 원안을 수정하기로 한 발 물러선 동시에 이달 내 언중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정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1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 수정 계획을 밝혔다.
당초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중법은 고의·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로 인한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골자로 한다. 그러자 국민의힘, 정의당, 언론단체 등에서는 언론보도에 대한 소송 청구는 정치인·기업 등 권력 층이 대다수라며, 언중법 원안이 통과될 때에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 저하를 우려했다.
연일 언중법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고위공직자, 선출직 공무원, 대기업 임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이들은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개정안을 수정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이 법의 취지는 언론을 상대로 허위조작 보도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법에 호소하는 것인데 일반 국민뿐 아니라 권력자까지 보호할 필요가 있나 생각했다"며 "특권자는 (대상에서) 빼 문제가 해결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열람차단이 청구된 기사에 해당 사실이 있었음을 표시하는 조항도 삭제하기로 했다. 언론단체 등에서 정치인, 기업 등에서 불리한 보도를 막기 위해 열람차단 청구부터 진행하는 방식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했는데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언론 측에서 (열람차단청구 사실을) 표시하기 시작하면 낙인 효과가 있어서 글을 쓰기 어렵다는 말을 했고, 정정보도권 등이 있으니 그런 의견을 존중해서 표시하는 건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수정안을 마련하는 대로 전면 공개하겠다"며 "국민의힘도 오는 15일까지 수정안을 마련하겠다니 다음주 중에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논의를 합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논란이 된 부분을 수정해 우려를 불식시킨 만큼 이달 내에 법안 처리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9월이 되면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를 비롯해 여러 할 일이 많다"며 "이 법을 처리하고 가는 게 맞겠다 싶어서 이달 안에 처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대기업 임원 등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인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