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혈장 분획 공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GC녹십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GC
녹십자(006280)가 개발을 중단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이 약 한 달 만에 재개됐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치료목적 사용승인 가운데 가장 많은 건수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은 지난 4일 GC녹십자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개발명 GC5131A)'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 또는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먼저 의료진이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하면 대상은 환자 개인으로 좁혀진다. 이 경우 의료진은 질환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을 입증하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 신청한다. 의료진이 개인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하면 의료현장 내 투여를 위한 임상시험승인위원회(IRB)가 면제된다.
개발사가 2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하려면 질환에 대해 임상적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고 환자 치료를 위한 사용계획서를 마련해 제출해야 한다. 개발사가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한 경우 IRB를 거쳐야 한다.
이번 경북대병원의 지코비딕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지난 7월29일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에 이어 약 한 달 만이다. 코로나19 치료목적 사용승인 누적 건수로 보면 49건으로 가장 많다.
치료목적 사용승인과 별개로 정식 허가를 위한 개발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지난 5월 식약처는 GC녹십자의 지코비딕 조건부 허가 신청 당시 임상 2a상 결과만으로는 효과성과 안전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검증 자문단 판단을 근거로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GC녹십자는 식약처 발표 이후 "의료현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건 위급상황에서 제약기업으로서의 책무"라며 "향후 계획은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논의하여 투명하게 그 결과를 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정식 허가를 임상 등의 과정은 이뤄지지 않지만,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코비딕은 조건부 허가에 실패한 이후에도 총 4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았다.
식약처도 환자가 약사법에서 정한 대상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치료목적 사용승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약사법령상 규정하는 응급환자에 해당하는 경우 (치료목적 사용승인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조건부 허가 신청 당시 기준 지코비딕 생산은 총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됐다. 1차에선 60ℓ를, 2·3차에선 각각 240ℓ를 생산했다. 이후 추가 생산은 없었으나 임상 3상까지 감안한 생산량인 만큼 추가 치료목적 사용승인에는 부족하지 않을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앞으로도 의료기관 신청이 있으면 지코비딕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당사는 지코비딕의 치료목적 사용승인 지원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도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