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2021-09-09] 췌장암 치료용 약물을 나노입자 형태의 극소 미량으로 축소한 뒤 캡슐에 넣어 암 조직에 쉽게 침투시키는 방법이 김성진
메드팩토(235980) 대표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 방법은 하나의 캡슐에 들어간 두 가지 약물이 치료에 필요한 순서대로 반응할수 있도록 설계돼 치료 효과를 극대 할 수 있다.
메드팩토는 김성진 대표와 니에(Nie) 중국 나노 연구소 교수 등이 공동 연구를 통해 작성한 '췌장암 치료방법 개선을 위한 나노시스템' 논문이 나노 분야에서 과학학술지 'ACS 나노' 9월호에 게재됐다고 9일 밝혔다.
ACS 나노는 미국 화학학회에서 발행하는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 15.881의 학술지로, 나노과학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지로 인정받고 있다.
논문은 메드팩토가 개발 중인 TGF-β1 신호전달 억제제인 '백토서팁'과 췌장암 치료용 항암제인 '파클리탁셀'에 나노시스템을 적용해 병용 투여할 경우 치료가 까다로운 췌장암의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나노시스템은 약물을 극소 미량의 나노입자형태로 복합 가공한 것으로, 이 약물을 투여하면 먼저 기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백토서팁이 작용해 기질 벽을 제거한다. 기질의 벽이 파괴된 후에는 항암제 파클리탁셀이 암조직으로 침투가 용이해져 암세포를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돼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된다.
메드팩토는 특히 이 기술이 다른 암종에도 적용이 가능해 초기 암 환자는 물론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환자들에게 항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백토서팁과 파클리탁셀이 각기 들어 있는 두 개의 작은 나노입자를 나노시스템에 넣어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하는 순간 약물 별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캡슐화했다. 캡슐화된 나노시스템이 췌장암 조직으로만 갈 수 있도록 췌장암을 인식하는 EDB펩타이드(EDB peptide)를 나노캡슐 표면에 부착해 췌장암 조직에서만 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췌장암 마우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동물실험 결과, 기존 치료법 대비 약물 침투율이 높아져 항암효과가 현저하게 증가했다. 향후 해당 메커니즘을 췌장암 치료에 활용할 경우 치료 효과가 낮은 환자 및 재발 환자는 물론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도 획기적인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췌장암은 두껍고 단단한 세포외 기질이 암을 둘러싸고 있어 항암제의 접근이 어려워 항암치료 반응이 낮은 난치병이다. 특히 췌장암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기질은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TGF-β1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이번 논문으로 백토서팁이 TGF-β 저해제로서 기존 항암제와의 병용투여 시 치료가 어려운 다양한 암에서 암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입증했다"라며 "이번 나노시스템 메커니즘 규명 연구는 기존 약물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