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여야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중법) 개정안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또 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언중법을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못박으면서 극한 대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3일 언중법 8인 협의체 9차 회의를 열고 언중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공전만 거듭했다.
국민의힘은 언중법 개정안의 독소 조항으로 꼽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삭제해 실질적 손해 산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현상 유지와 다를 바 없다며 재차 국민의힘에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강한 입장"이라며 "현상유지는 안 되니, 앞으로 개선할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 안을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아니라 실효적 손해배상을 하자는 입장"이라며 "국가 인권위원회나 UN에서 걱정하듯 언론의 자유에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실효적으로 법원에서 양형기준을 만들어 배상이 이뤄지도록 조항을 협의해 보자"고 재차 제안했다.
열람차단 청구권과 관련해서도 여야는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은 열람차단 청구권의 대상을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로만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언론자유 침해' 조항이라며 삭제를 요구했다.
여야는 지난달 31일 이달 26일까지 언중법 개정안 논의를 마치고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여야가 9차례 머리를 맞댔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본회의에서 극한의 대치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26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다"며 "27일에 통과시켜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언론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중법) 개정안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또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진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여야 협의체 9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