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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 원자재, 증시 비상)①‘그린플레이션’에 출렁이는 증시…원자재 값 연말까지 오른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업 비용 증가…일부 제조업 공장 운영 중단도…낮은 에너지 재고량,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입력 : 2021-10-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천연가스와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국내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친환경 전환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가 상승하는 ‘그린플레이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전력 요금 상승과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증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증권가에선 그린플레이션 현상이 올해 연말까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석탄 가격과 유가가 각각 13년, 7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석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가격은 연초 대비 140% 이상 급등해 톤당 200달러를 넘어섰으며,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74달러(2.3%) 상승한 배럴당 77.62달러에 마감했다. 각각 2008년 2014년 이후 최고치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감이 커지면서 국내외 증시도 출렁였다. 전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1.30% 2.14% 하락했다. S&P500지수는 고점 대비 5%가량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7.45% 하락했다.
 
코스피도 이날 30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7.01포인트(1.89%) 하락한 2962.17포인트에 마감했다.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2.83% 급락한 955.37에 마감했다.
 
주식시장에 그린플레이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등급 현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글로벌 친환경 전환으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은 제조업 PMI가 모두 60선을 넘어서는 등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메크로팀장은 “백신 접종률 상승으로 경제활동 재개 본격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환경 문제 인식 강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환경 문제와 관련된 부분의 인상 요인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국내외 증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이 전력 요금 상승과 전력난으로 이어지면서 기업이나 경기에 또 다른 비용 상승 및 물가 압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부 제조업에선 조업 중단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지인 중국은 석탄 가격의 급등으로 전력난과 극심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중국 31개 성 중 제조업 중심지인 장쑤성·저장성·광둥성 등엔 전력공급 제한 조처가 내려졌다. 특히 중국과 호주의 갈등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석탄가격이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에서 호주산 석탄 사용비율은 50%에 달한다. 
 
중국 전력난에 중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둔 국내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LG화학(051910)현대차(005380)POSCO(005490) 등 대기업들이 현지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중 포스코는 지난달 중국 장쑤성 장자강시에서 운영 중인 공장의 운영이 일부 중단된 바 있다.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전날보다 12.8%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메가와트시(MWh)당 97.73유로까지 치솟았다.
 
증권가에선 이러한 에너지 가격의 급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에너지 상품들의 재고량이 낮은 상황으로 연말까지 에너지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6대 주요 발전소가 보유하고 있는 석탄 비축분은 15일 정도 분량에 불과하고, 유럽 내 천연가스 재고율은 72%로 직전 5개년 동기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며 “미국의 원유재고가 연초대비 14% 감소하는 등 전세계 원유재고 감소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철 난방시즌 돌입으로 수요가 증가한다면, 수급이 더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에너지 부족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기적 결과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갈 가능성도 적다.
 
진종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례적인 풍력 발전량 부족으로 유럽권 국가들의 화석연료 발전 가동률 상승했고,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선회로 인한 자국내 석탄 생산이 감소했다”며 “에너지 수요가 계절적으로 증가하는 동절기에 접어들며 연말까지 에너지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4분기 에너지 가격 상승의 장기화를 결정할 중요 요인으로는 환율과 겨울 한파를 뽑았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원유 재고가 감소한 상황에서 계절성과 약 달러 전환까지 더해질 경우 연말까지 유가 상승세가 지속 될 수 있다”며 “가격의 가파른 상승 속도가 장기화되지는 않겠지만 한파가 현실화될 경우 계절적 요인 등으로 상승세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정의 원유시추기 펌프잭.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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