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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절반 이상이 손상돼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 질환과 관련한 정기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간암은 고위험군인 만성간질환 환자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주기적이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신속하게 암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범수 경희대병원·후마니타스암병원 교수는 "간암은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가 90%에 이른다"라며 "만성간질환 중에서도 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 환자들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뜨 "최근에는 알콜성 간 질환 외에도 비알콜성 간 질환으로 인한 만성 간경변증, 간암 발생 비율이 높아져 이들 고위험군에서의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부연했다.
일반적으로 간암 사망률은 50~60대에서 주를 이루고 있으나 최근 사회활동이 왕성한 40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 음식에 따른 비만 환자 증가가 지목된다. 이는 곧 비알콜성 간 질환자 증가와도 연결된다. 따라서 40세 이상 고위험군은 6개월에 한 번씩 주기적인 혈액검사나 간 초음파, 종양표지자 검사 등으로 조기에 진단하고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간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고 효과가 높은 치료법은 간 절제술이다. 간 기능이 양호하고 절제가 가능한 경우 1차로 수술을 고려한다. 단, 간은 절반 이상 망가져도 별다른 전조증상을 보이지 않아 간암 환자 대부분은 간경변증 등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특히 단일 종양이 아닌 3개 이상 종양으로 처음 발견될 수도 있다.
간경변증이 동반된 간암 환자에서 간 절제술은 위험해 간이식도 고려해야 한다. 단일 암종으로 크기가 5㎝ 미만, 3개 미만 간암에서 3㎝ 미만, 혈관 침범이 없는 경우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4년 생존율은 약 75%까지 보고되고 있다.
간 절제술, 간이식 등 수술 외에도 환자 나이와 간 기능 상태를 고려해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된다. 처음부터 수술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은 색전술 등을 통해 경과를 살피면서 3~6개월 후 간 절제술 및 간이식을 진행한다.
암종 크기가 2㎝ 미만인 경우는 고주파 치료를, 3개 이상의 결절이나 암이 발견된 경우 항암화학색전술·경동맥 화학색전술을, 간문맥이나 혈관 침범이 있는 경우 전신항암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환자마다 종양의 위치, 크기, 특성이 모두 다르기에 치료법 결정에 있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간암 치료는 외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다학제간의 협진이 중요하다.
김범수 교수에 따르면 가장 우선되는 치료법인 수술에 있어 개복술 외에도 복강경, 로봇 수술의 영역을 지속 확대해 적용하고 있고 환자 만족도가 높다.
간 절제술의 최대 장점은 종양 자체를 제거해 재발률을 낮추는 것이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많이 시행됐지만 최근에는 절제 범위가 작고 절개 부위의 통증이 적고 수술 이후 회복이 빠른 복강경 간 절제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투관침을 우상 복부에 3~4개 삽입해 간을 절제한다. 2차원 영상을 통해 수술기구로 진행되는 만큼 개복술 대비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적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 이전에는 난이도에 따라 좌외 분절이나 우하 분절에 있는 5㎝ 미만 종양 간암에서 주로 시행됐는데 현재는 영역을 좀 더 확대해 어려운 부분에 있는 종양도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 종양학적으로도 개복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술성적을 확보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간암 수술을 복강경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강경으로 접근하기 어렵거나 종양이 큰 거대암종은 처음부터 개복수술이 필요하다.
로봇 간 절제술은 3차원적인 영상을 볼 수 있어 개복술과 동일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수술 자유도가 한정되지 않아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고 환자의 회복을 촉진시킬 수 있다. 로봇 수술도 모든 환자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표면에 있는 작은 간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높은 비용도 단점이다.
김범수 교수는 "간암 환자의 치료는 굉장히 어렵다. 수술이 잘 되더라도 환자가 곧바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고 간경변증으로 인해 수술 후 간부전 위험도 이어진다"라며 "수술 전 영양 상태를 좋게 하고 간 확대 방법, 수술 전 잔존 간기능의 상태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 후 간 절제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술 후에는 정기적으로 외래진료가 필요하며 특히 B형간염 환자들은 항바이러스제 지속 복용으로 간암 재발을 낮춰야 한다"라면서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각종 엑기스나 약초 달인 물등은 피하고 흡연 및 금주는 필수"라고 당부했다.
김범수 교수는 또 "만성간질환 고위험군은 예방으로도 간암 진행을 막을 수 없으며 3개월 또는 6개월 주기적인 진단 검사만이 살 길"이라며 "조기 발견하면 간암도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절대 절망하지 말고 치료에 정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