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반면 시장은 오히려 안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백악관의 투자심리를 진정시켜주는 결정적인 코멘트가 나오면서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일부 완화해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단기 반등을 위한 기술적 조건이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보다 44.23포인트(1.50%) 오른 2988.64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0.96%)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다.
이는 예상보다 높은 물가지수와 연준의 유동성 확대 소식에도 백악관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언급하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장에서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주목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4%, 1년 전보다 5.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5.5%) 이후 13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또한 연준이 내놓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FOMC 위원들은 “(경제 상황이) 연준 목표치에 거의 도달했다”며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면서 곧 정책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 결정을 내릴 경우 11월 중순 혹은 12월 중순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은 예상보다 높은 미국 물가지수와 연준의 유동성 확대 소식에도 오히려 반대의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보합 수준에 머물면서 3만4377.81로 마감했으며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30% 오른 4363.80에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3% 상승한 1만4571.63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백악관의 문제 해결 관련 발언에 주목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백악관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라면서 “백악관은 주요 요인인 항구의 혼잡과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면서 원화 강세 기대가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제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는 예상에 부합했다”면서 “휘발유와 신차, 운송 등 물류대란이 발생하고 있는 품목의 가격 안정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단기 반등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지수대에서 불안 심리가 진정되고 있다”면서 “기술적 반등의 계기는 마련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코스피 반등이 전개되더라도 거래대금 15조를 상회하하면서 3000포인트를 돌파, 안착해야 다음 스텝인 3100선까지 회복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추세적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해야 할 리스크들이 산재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유가, 원자재, 식품 및 육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은 공급망 병목현상이 미국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백악관이 나서서 공급망 병목현상을 언급한 것은 역설적으로 병목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된느 시그널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단기 모멘텀은 될 수 있지만 추세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14일 코스피는 2988.64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