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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현장+)"지켜줄께. 이낙연. 이재명은 안돼" …"겸손해라" 언중유골
비공개 해단식 메시지서 "동지들에게 절대 상처줘선 안 된다"
입력 : 2021-10-14 오후 4:45:37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캠프 해단식을 끝으로 공식 경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전 대표는 해단식에 집결한 강성 지지층에게 '원팀' 관련 메시지를 한 마디도 전달하지 못한 채 해단식을 마무리했다. 강성 지지층의 격한 반응에 직접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에둘러 '자제'를 당부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 전 대표는 비공개 해단식 자리에서 "민주당 동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절대 하지 말라"고 수차례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14일 오후 1시15분경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경선 캠프 해단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이 전 대표의 경선 마지막 행보를 마중하러 나온 100여명의 지지자들은 '이낙연' 이름을 큰 목소리로 연호하며 준비한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전 대표는 지지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악수를 나누고, 포옹을 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이 전 대표가 캠프 사무실로 입장한 뒤 10여분 뒤 도착한 설훈 공동선대위원장은 "지켜줄게 설훈"이라고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일일이 눈에 담는 듯 한참을 바라봤다. 설 위원장은 "세상을 살다 보면 우리가 하는 일이 옳은 일임에도 이런 저런 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낙심 말라. 세상일은 사필귀정"이라며 "일시 우리 뜻이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세상일은 항상 바른 쪽으로 간다. 우리가 하고자 한 일은 민주당을 위하고 대한민국을 위한 일이었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 길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하고 해단식 장소로 이동했다. 
 
지지자들은 경선 과정에서 사용한 "지켜줄께 이낙연", "사사오입 철회하라" 등과 같은 구호가 적힌 작은 플랜카드를 들고 이 전 대표를 기다렸다.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는 당무위원회의 결과를 수용한 것이지, 승복한 게 아니다", "이재명 후보는 절대 안 된다" 등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이낙연 캠프 해단식은 1시간여 진행됐다. 이 전 대표는 해단식에서 인사말씀을 통해 캠프 관계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여러분은 제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민주당의 염원, 민주주의 가치 신념을 확고하게 가진 분이었다. 그 신념을 구현하기 위해 저를 도구로서 선택해주셨다고 믿는다"며 "저는 이번에 패배했다. 그러나 여러분의 신념은 패배한 것이 아니다"고 달랬다. 
 
이 전 대표는 '원팀' 정신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여러분이 중심을 잡고 지켜주면 민주당은 연속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국민과 당원 앞에서 겸손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여러분뿐만 아니라 경선 과정에서 생각을 달리했던 분들께도 똑같은 말씀 드린다. 겸손해야 한다"며 "국민들은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예민하게 발견하는 것은 정치하는 사람들의 오만이다. 오만 느끼는 그 순간 금방 알아보고 실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그 누구도 국민·당원 앞에 오만하면 안 된다. 국민을 폄하하면 안 된다"며 "한없이 낮아지고 한없이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일시적으로 경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우리들은 하나의 강물이 되어야 한다"며 "다시 안 볼 사람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 유린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 아니라 정치를 할 자격이 없는 일이다. 절대로 그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요즘 '저건 아닌데' 하는 일들이 벌어져서 제 마음을 해친 일이 있었다. 그 마음을 이 정도로 표현하겠다"며 "동지들에게 상처주지 마셔야 한다"고 했다.
 
해단식에서 '원팀 정신'을 강조했던 이 전 대표는 정작 기자들 앞에 서자 "오늘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강성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한 직접적인 메시지를도 단  한 마디 하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이 '지지자들이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메시지를 낼 생각 없으시냐', '지지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 '이재명 후보에게 하실 말 없으시냐' 등을 물었지만, 침묵만 지켰다. 이 전 대표를 곁에 머물던 지지자들은 "이 후보 이름을 꺼내지 말라"며 기자들에게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낙연 캠프도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듯 해단식을 공개에서 비공개로 서둘러 바꾸는 등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관련해 이 전 대표는 해단식 인사말씀에서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보탤 말이 없다"며 "제가 무슨 말이든 하면 또 다른 오해를 낳고, 이상하게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저는 늘 그렇듯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도 어디선가 계속 만나고 의견 나누고 그렇게 해주시길 바란다. 간간이 저도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필연캠프 해단식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장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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