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모더나 백신의 투여 용량 조정이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오는 25일 전국 위탁의료기관에서 60세 이상 고령층과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 접종이 시작된다. 추가 접종에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이 쓰인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같은 mRNA 백신이지만 1회 접종 시 투여되는 양은 각각 30㎍, 100㎍으로 다르다.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양이다.
모더나 백신은 투여 용량이 많은 만큼 항원이 많이 생기는 반면 이상반응도 흔하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스웨덴, 덴마크 등 일부 국가는 젊은층의 모더나 백신 접종을 중단하기도 했다.
모더나는 이상반응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임상시험 2상 당시 50㎍으로 투여한 연구 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고, FDA는 이를 받아들여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모더나 백신 부스터샷 용량이 정해지지 않았다. 당국은 전문가 자문 등의 절차를 거쳐 추가 접종 전 모더난 백신 투여 용량을 결정할 방침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더나 백신 추가 접종) 용량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충분히 검토를 하고 자문을 받고 심의를 받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
추가 접종 직전인데도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자 논의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부스터샷 일정까지 정해진 상황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이라며 "(투여 용량이) 문제가 된다면 사전에 협의해서 발표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가 접종이 시작되기 전 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경우 의료기관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 접종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가 나오면 오접종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모더나 100㎍ 부스터샷을 그냥 놓겠다는 건지 미국처럼 50㎍으로 하겠다는 건지 아무런 얘기가 없는데 용량이 줄어든다면 현장에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에 충분히 숙달되지 않은 의원들도 있어 청소년 모더나 백신 오접종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우려에 홍정익 팀장은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일선 의료기관에 충분히 알려서 정확한 접종이 이뤄지도록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