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광화문 사옥 전경. 사진/LG생활건강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올해 상반기 성장세를 지속했던 LG생활건강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실적 발표를 앞둔 아모레퍼시픽도 해외 매출 부진으로 올 상반기 대비 성장세가 둔화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는 대규모 쇼핑 행사가 많은 4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2.9% 감소한 2조1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342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올해 1, 2분기 연속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수출입 물류 대란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회사측은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쇼크,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여러 악재로 경영 환경 악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뷰티(화장품) 사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뷰티 사업의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2% 줄어든 1조267억원에 그쳤다. 뷰티 사업 부문은 해외 사업 비중이 큰데, 지난 1, 2분기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3분기에는 물류 대란 여파로 기회손실이 컸다.
반면 '후'의 비첩 자생 에센스 신제품 출시 등 럭셔리 브랜드의 비중이 증가하며 수익성은 개선됐다. 또한 '빌리프', 'VDL'도 MZ세대의 트렌드에 맞는 비건 메이크업 라인을 선보였다.
오는 29일 실적 발표를 앞둔
아모레퍼시픽(090430)도 중국을 포함한 해외 매출 감소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전망한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1조140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예상치는 37.4% 늘어난 77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올해 1, 2분기 실적 대비로는 성장폭이 둔화됐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중국 시장의 경우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중인 이니스프리의 부진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이니스프리의 매장 수는 약 350여개로, 내년까지 구조조정을 통한 폐점이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나 돼야 중국 실적에 설화수의 성장세가 온전히 반영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설화수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나, 중국 이니스프리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은 각각 74%, 15% 감소해 부진이 심화될 것"이라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존점 매출 추가 하락과 온라인 매출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브랜드 리빌딩에 대한 성과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분기는 중국의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와 연말 소비가 집중되는 만큼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내달 11일 중국 광군제를 앞두고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광군제 전용 세트 상품과 라이브커머스 방송 등으로 예약 판매 마케팅에 돌입한 상태다. 광군제는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해 4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국내 유통기업들이 진행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굵직한 쇼핑 행사가 예정돼 있다.
증권업계도 긍정적인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놨다. LG생활건강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5% 증가한 2조1985억원, 영업이익은 5.2% 성장한 2695억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매출 전망치는 작년 동기 대비 8.7% 늘어난 1조2575억원, 영업이익은 651억원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집계됐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