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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명성 잃은 '짐 로저스', 대북 관련주 매수에 투자자들 "이제 안 속는다"
아난티 사외이사 짐 로저스, 1230만원 추가 매수 소식에도 아난티 주가 무반응…짐 로저스 30% 손실중
입력 : 2021-11-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세계 3대 투자자 중 한명으로 분류되는 짐 로저스(사진)의 이름값이 예전만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북 테마주의 투자 열기를 부추긴 전력과 실제 손실로 이어진 투자 결과물이 나오면서 더 이상의 그의 매수 신호는 국내 증시에서 힘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짐 로저스 아난티 사외이사. 사진/뉴시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재개 수혜주로 분류되는 아난티(025980)의 사외이사인 짐 로저스는 지난 3일 아난티 주식 1000주(1230만원)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짐 로저스는 2019년 3월부터 아난티 주식(2000주)를 보유 중이다. 이번에 1000주를 추가해 총 3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총 보유 규모는 5250만원이며, 짐 로저스의 평균 취득단가는 1만7500원로 추정된다. 투자수익률은 30% 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초 매수 시점인 2019년 3월부터 현재까지 투자기간은 2년8개월 가량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유한 주식의 수익률이 -30% 정도라면 소위 일반 개미들이 말하는 '비자발적 장투' 또는 '존버' 등의 개념을 떠올릴 수 있다"면서 "만약 이 대상이 짐 로저스라면 이름값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짐 로저스의 아난티 투자는 금액적인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정확한 그의 자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과거 세계적인 투자자로 분류되던 그의 위상에 비춰볼 때 이번 아난티 추가 매수는 퀘션마크(물음표)를 던지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3일 장 마감 후 짐 로저스의 지분 공시가 발표된 이후 아난티 주가는 사실상 무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공시가 반영된 4일 아난티 주가가 0.41%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5일에는 오히려 0.41% 하락하며 사실상 짐 로저스의 지분 추가가 주가에 미친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난티가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시점은 2018년12월27일이다. 최초 선임 시점을 전후해 아난티 주가는 소위 말하는 '불기둥'을 뿜었다. 언론보도를 통해 짐 로저스의 사외이사 선임 소식이 전해진 2018년 12월11일 아난티 주가는 해당일 주가가 26.77% 급등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2월말까지 188.54% 사실상 두달여 동안 200% 가까운 폭등세를 연출했다.
 
당시 국내 증시에선 대북테마주 열기가 역사적으로 가장 뜨거웠던 시기였다. 남북이 휴전한 이후 사상 최초로 진행된 역사적 이벤트였던 북미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했고, 이로 인해 한반도 평화 기대감이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바 있다. 국내증시에서도 연일 대북테마주의 급등이 반복되며 시장의 관심이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에 집중돼 있었다.
 
표/뉴스토마토
하지만 관련 이슈는 2019년 2월말 순식간에 종료된다. 2019년 2월27~28일 이틀간 진행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 시장에서도 대북테마주는 일제히 급락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9년 2월28일 하락률 상위 10개 종목은 일신석재(007110), 오르비텍(046120), 아난티(025980), 좋은사람들(033340), 유신(054930), 용평리조트(070960), 코아스(071950), 도화엔지니어링(002150), 팬스타엔터프라이즈(054300), 한창(005110) 등으로 10개 종목의 평균등락률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종목 모두 대북 관련 이슈주로 금강산 관광재개, 두만강 개발, 철도인프라 공급, 개성공단 재개, DMZ평화공원 조성 및 북한개발 등의 이슈와 관련된 종목들이다.
 
아난티 주가도 2019년 2월28일 25.83% 급락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모멘텀 부재로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 3월 코로나 악재까지 겹치며  당시 주가는 3730원까지 급락하며 대북 관련 호재성 이슈로 정점을 찍은 수준과 비교해 90% 가까운 폭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12월말 임기가 만료되는 짐 로저스가 임기 만료 전에 소액을 매수하고 지분 신고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전업투자자 A씨는 "짐 로저스의 임기 만료가 올해 12월26일로 알고 있는데, 임기 만료를 두달여 앞둔 시점에 소액을 매수해 지분 신고한 것을 볼 때 사실상 본인의 투자손실 회복을 위한 매수 신호를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짐 로저스가 내달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외이사 직위를 이용한 지분 변동을 신고하면서 투자자 환기를 이끌어 내려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임원·주요주주는 자기가 보유한 특정증권의 소유 상황을 변동이 생긴 5일 이내에 변동내용을 보고해야 한다"면서 "사외이사도 임원으로 분류되며, 지분 취득 신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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