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전국적인 아파트 갭투자 열풍이 가라앉는 모습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함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는 실수요 심리보다 투자 심리가 먼저 얼어붙기 때문에 당분간 갭투자 열풍은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불안이 여전한 상황이라 전셋값이 상승할 경우 갭투자도 다시 성행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7일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갭투자 1위 지역은 경남 김해시로 48건을 기록했다. 2위는 충남 아산시로 40건의 갭투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강원도 원주시로 지난 한 달간 34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대부분 100건 이하를 기록한 상황이다. 다만, 아직 신고기한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향후 거래건수는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신고기한이 끝난 9월 거래량을 보면 10월보다 크게 차이나지 않는 모습이다. 9월 갭투자 1위를 차지한 곳도 경남 김해시로 138건을 기록했고, 2위는 경북 구미시로 99건을 기록했다. 3위는 충남 아산시로 94건의 갭투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를 제외하고 대부분 100건 미만을 기록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8월에는 경남 김해시가 278건으로 전국 갭투자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강원 원주시에서도 186건의 갭투자가 발생했고, 경기 평택시에서도 186건의 갭투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도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서 216건의 갭투자가 이뤄졌고, 경남 김해시에서도 207건의 갭투자가 진행됐다.
갭투자 분위기가 하락한 이유는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내년 1월부터는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된다. 2단계가 시행되면 DSR 40% 규제 적용범위가 더 넓어진다. 대출 규제 가능 액수가 줄어드는 수요자가 많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금 구하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근 전국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은 0.15%를 기록해 전주보다 오름폭이 0.01%포인트 둔화됐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도 전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00.7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심리가 8주 연속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대출 규제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갭투자 건수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최근 전세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내년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캡투자를 노리는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대출 규제 이후로 자금마련이 어려운 수요가 빠진 부분이 있다. 상승폭이 줄면서 수익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투자 수요들까지 잠시 시장을 보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도 “다만, 전세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전세값이 오르다보면 다시 갭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