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예비청약자들이 점점 갈 곳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는 서울지역 분양 물량은 점점 줄고 있고, 경기와 인천 등 타 지역 청약은 해당지역 거주자에게만 청약 자격을 주는 곳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반 매매시장으로 떠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서울지역 예비청약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6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2837가구로 1만3782가구를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무려 79.4% 급락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2월 예정 물량까지 더하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물량은 총 327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아파트 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0년 6334가구보다 절반 가량 낮은 수치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시장 규제 등으로 분양 일정이 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택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 분양은 대부분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 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규제로 인한 정비사업 지연은 분양 물량 하락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두 달간 서울에서 분양을 진행한 물량이 없었다.
예비청약자들이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로 인해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의 경우 예비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중랑구에 위치한 ‘신내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 파크’ 13가구 무순위 청약에 6만879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291.69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일반 청약은 물론 무순위 청약도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이런 경쟁률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 거주하는 예비청약자들은 경기도 및 인천 지역에 대한 청약도 사실상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 및 인천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서울 거주자에게도 청약 기회를 주고 있지만, 청약 신청자 중 같은 순위 내에 경쟁이 있을 경우 해당 주택 건설자역 거주자에게 우선권이 돌아간다. 여기에 투기과열지구에서 1순위로 지원하려면 해당지역에 수년간 거주해야 되는 조건들이 존재한다.
특히 최근에는 처음부터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만 청약 자격을 주는 경구가 많아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분양한 3기 신도시 중 과천 주암 전용 84㎡는 과천시 거주자만 신청할 수 있다. 우선 공급 물량이 과천시 거주자에게 100%로 배정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용 46·55㎡의 신혼희망타운 물량(1421가구)은 다른 지역 거주자도 신청할 수 있지만 과천시 거주자가 가점을 받아 더 유리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서울 지역 예비청약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3기 신도시의 경우 경기도의 공공분양의 경우 아무래도 거주자 우선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서울이나 인천 수요들 같은 경우에는 청약 기회가 낮다”라며 “내집 마련 수요를 위해서 지역 거주 우선 제도에 부분을 좀 더 완화하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