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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장에 서학개미 미국 피신…지난달 50조 거래 '역대 두번째'
지난달 해외주식 거래금액 50조…국내 거래대금은 감소 추세
입력 : 2021-12-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미국과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소외감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증시 거래대금은 감소하는 추세인 데 반해, 지난달 해외주식 거래금액은 월 기준 역대 두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서학개미'들의 주 관심사인 전기차, 항공·우주, 메타버스 등 산업의 기술·성장주들은 한달 간 양호한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금액(매수+매도)은 약 421억3180만달러(49조5891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497억2948만달러)을 제외하고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줄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42조원 수준에서 11월 24조원대로 급감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 수익률이 미국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스피는 전날 뉴욕 증시의 등락에 영향을 많이 받곤 했는데, 최근엔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상황의 분리 현상으로 인해 뉴욕 증시가 올라도 코스피는 내리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커플링이 확연하게 나타나 국내 투자에 머물렀던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에 해외투자쪽으로 눈을 돌린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눈을 돌린 서학개미들의 투자 결과는 대체로 성공적이다. 지난달 코스피가 '오미크론' 쇼크와 금리 이슈 등으로 4.4% 하락한 반면,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받는 나스닥 지수는 0.2% 오르며 높은 방어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서학개미들이 쇼핑한 주식들이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달 서학개미들은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11억5872만달러(1조35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한달 간 2.8% 상승했다. 
 
메타버스 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서버 증설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엔비디아는 한달 새 27.8% 급등했으며, 지난달 10일 상장한 '제2의 테슬라' 리비안도 18.9% 치솟았다. 국내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을 각각 약 6278억원, 30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밖에도 순매수 10위 안에 드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5.4%) △아이온Q(8.78%) △루시드그룹(43.2%)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1 ETF(2.05%) 등이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위기를 겪고 나면 경기 사이클이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6~7년은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는데, 그 앞단에 서는 게 주로 혁신을 바탕으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기술성장주들"이라며 "서학개미들의 경우 전에 없던 전기차나 항공우주, 메타버스 등 신산업에 관심을 가지며 이들 중심으로 투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2월까지는 지금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며 산타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내년에는 코로나 이후 경험했던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긴 어려울 수도 있으며, 기술주라고 무조건 사기보단 가격이 떨어졌을 때 사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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