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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특단의 방역대책, 작년 겨울과 달라야 한다
입력 : 2021-12-13 오전 6:00:00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해서 그런지, 자주가는 고깃집에 손님이 없다. 고깃집 사장도 식당이 넓은데 꼭 떨어져서 앉으라고 주의를 준다. 내 돈 주고 먹으러 와서 괜히 눈치가 보인다"
 
지난해 12월 이맘때 쓴 일기 내용이다. 당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950여명이었는데, 1000명이라는 숫자가 주는 압박감에 주말 외식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없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신규 확진자가 7000명에 육박한 지금, 그때를 떠올리면 그때의 확진자 1000명은 '애교'에 속한다. 전 국민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상황에 국민들의 피로감, 방역체계 불신이 다시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명대에서 100명대로 뚝 떨어졌다. 별다른 대책이 나온 것도 아닌데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나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백신 종류가 다양해서 그렇다', '10대 백신 접종률이 높아서 그렇다'는 결과론적인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내 전문가들도 명확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일본인 특유의 유전적 요인 때문에 집단면역이 부지불식간에 형성된 것이라는 가설이 나오기도 했다. 현지 언론까지 '코로나19 미스터리', '예외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째됐든 확진자가 급감한 일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확진자 재증가에 따른 공포와 피로감이 맞물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K방역의 실패'를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방역체계 전환(위드 코로나)과 백신 접종 권고를 근본적으로 부인하는 점은 우려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백신 모범국'이라 불리는 다른 나라들도 같은 과정을 거친 바 있다. 영국과 이스라엘, 싱가포르에서는 일찌감치 백신 접종률 80%를 달성하고, 국경 봉쇄 등 방역 규칙을 완화했다가 확진자가 다시 늘었다. 이들 나라는 발빠르게 부스터샷을 보급하면서 코로나 재확산을 방어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방역 조치를 반복하는 대신 부스터샷을 촉진하는 것이 유용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부스터샷 접종율은 접종 대상자 약 1700만명 대비 30%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 원인을 의료시스템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 자원이 부족해지고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고령층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에 육박한다.
 
정부는 최근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특단의 대책'을 내릴 수 있다고 공언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코로나19가 휩쓴 국가에서 시행한 도시 봉쇄나 외출 금지 정도의 조치는 취한 적이 없다. 지난해 겨울 3차 유행 때 다중이용시설에 집합금지를 내렸던 강력 조치가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취할 특단의 조치가 어떤 수준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지난 겨울 백신을 접종하기 전, 확진자 1000명대 공포에 떨고 문을 걸어잠궜던 것과는 달라야 한다. 일상 회복 과정에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방역 제1목표는 백신 접종과 병상 확보를 통해 위중증 환자·사망자를 줄이는 것이다. 
 
이종용 온라인부장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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