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예비청약자들이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연말 전국에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내년부터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한파가 불어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강화로 아파트 청약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안으로 분양을 끝내려는 단지가 많아졌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미 분양 물량 폭탄에 따른 미분양 사태가 지방을 중심으로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이후 올해 연말까지 청약홈 사이트를 통해 청약을 기다리는 단지는 총 22곳(1만1009세대, 분양전환 임대주택 포함)에 달한다. 연말까지 보름동안 22개 단지 1만1009세대가 전국에서 예비 청약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피스텔 2곳(1092세대)과 도시형생활주택 1곳(8세대)도 예비 청약자 모집 대기 중이다.
아파트 및 아파트 대체 주거상품까지 보름 안에 1만2천여 세대가 청약자 모집에 나서면서 미분양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세종과 대구에서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분양시장은 물론 일반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아파트 청약에서 미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졌고,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몇 주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폭 축소가 아닌, 변동률 하락으로 돌아선 상태다.
실제 지방 분양 물량을 중심으로 대거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익산 더반포레’는 777세대 모집에 34명만 청약해 전 타입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충남에서 13일까지 청약자를 모집한 ‘공주 유구 줌파크’도 283세대 모집에 67명만 청약해 모든 타입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경남 사천에서 1295세대 대규모 입주자를 모집한 ‘사천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에서도 57세대를 모집한 1개 타입만 1순위 마감했다.
일단,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원인은 수도권보다 인기가 낮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대거 몰린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10대 건설사가 분양한 물량(특별공급 제외)은 총 4만7917가구로 이 중 비수도권(지방광역시, 지방도시)에서 전체의 53.2%인 2만5514가구가 분양됐다. 이는 현 정부가 들어선 최근 5년 가운데 비수도권 분양 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수도권까지 분위기가 확산하지는 않은 상태다.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및 인천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아직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서 분양한 ‘부평역 해링텅 플레이스’는 968세대 모집 전 타입에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다만, 이전처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보이지 않고 있어 향후 전망이 어두운 상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한동안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시장 분위기는 가라 앉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지방은 물론 수도권도 외곽을 중심으로 청약 시장 한파가 예상되면서 양극화 현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청약자들은 똘똘한 지역을 잘 골라 청약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