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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칼날 'LG화학'…'러브콜' 보내는 동학개미
이달 개인 순매수 1위 LG화학…증권가 목표가 대비 괴리율 80%
입력 : 2021-12-29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LG화학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지만 증권가의 LG화학에 대한 평가는 요지부동이다. 올해 최고가(105만원) 대비 40% 가량 하락했음에도 목표주가는 변동이 없어서다. 개인투자자의 양도세 회피 물량이 집중되는 12월에 오히려 개인은 LG화학 매수를 집중하고 있다. 내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IPO(기업공개)로 인한 부정적인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증권가의 '매수' 의견을 믿고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1년래 LG화학 주가 추이. 한국거래소 캡처.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LG화학(051910)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110만8278원이다. 최근 3개월래 보고서 기준이며, 추정 증권사의 숫자는 18곳이다. 화학관련 섹터 애널리스트가 있는 증권사는 대부분 LG화학의 커버리지를 게시하고 있다. 최고 목표주가를 내놓은 증권사는 DB금융투자로 140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최저치는 가장 최근인 지난 11월말 보고서를 발간한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93만9000원이다. 커버리지를 게재한 증권사 모두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다.
 
증권가의 110만원대 목표주가와 매수 의견에도 LG화학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현재 40%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증권가의 목표주가 평균치와 현재가의 괴리율은 80%에 육박한다. 
 
주가 하락의 기저엔 수급적 변화가 꼽힌다. 특히, 이달 들어 기관과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받아가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 LG화학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집중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연말마다 펼쳐지는 개인 양도세 회피 물량 속에서 개인은 오히려 낙폭과대 인식을 기반으로 LG화학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개인은 LG화학을 3630억2400만원 가량 순매수 중이다. 반면 기관은 2775억8100만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순매도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892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의 주가 약세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분산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때문에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투자자라면 LG화학을 매도하고 LG에너지솔루션을 매수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단군 이래 최대 IPO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LG화학의 시가총액은 45조원에 못 미친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를 제외해도 LG화학은 매력적인 기업"이라며 "현재 주가 수준은 화학과 생명과학 가치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소재, 전지 가치에 지주사 할인까지 받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애널리스트의 업무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적정한 가치의 주가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기업 가치가 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LG화학 주가 하락과 기업 가치 평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수급적 불안이 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2차전기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등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에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편출입이 진행되지만, 실질적으로 LG화학이 관련 ETF에서 빠진다고 해서 패시브 자금 유출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ETF가 LG화학에 기여하는 수급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면서 "리밸런싱 영향력이 가장 높은 ETF는 KODEX 2차 전지이며 3월 리밸런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TIGER 2차 전지 ETF도 동등한 운용자산(AUM) 수준이지만, 방법론 측면에서 LG화학 편입 비중이 낮아 4월 진행되는 리밸런싱 영향력도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고 연구원은 "글로벌 ETF의 경우 LG화학을 편입한 글로벌 2차 전지·자율주행 ETF는 13개로 파악됐다"며 "글로벌(Global) X의 리튬앤배터리테크(Lithium & Battery Tech) ETF(LIT) 외에는 수급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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