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인수 무산설까지 나왔던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003620)가 본계약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전기차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명가' 부활을 위한 신차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쌍용차는 10일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와 인수합병(M&A)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0월 에디슨모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3개월 만이다. 본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에디슨모터스는 인수대금(3048억)의 10%(이행보증금 포함)에 해당하는 계약금 납입을 완료했다.
그동안 양측은 본계약 체결 계약서에 들어가는 경영 관여 명시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이에 지난달 27일까지였던 계약 체결 법정기한은 이날로 연기됐다.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 체결 후 운영자금 500억원이 쌍용차에 투입되는 만큼 운영자금 지출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OU 내용에도 쌍용차는 '전기자동차 개발 및 내연기관 차량의 대쉬보드 내부 인테리어 그릴 등과 관련 요청사항이 있으면 최대한 협조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해왔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사진/쌍용차
반면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지 않을 경우 본계약도 무효화될 수 있는 만큼 인수 절차가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경영에 개입할 수 없다며 맞섰다.
양측은 논의 끝에 쌍용차가 운영자금 500억원을 사용하기 전 에디슨모터스와 사전 협의하기로 했다. 올해 출시되는 쌍용차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내부 인테리어 및 그릴 등을 개선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본계약 체결로 회생계획안 인가 절차만 남게 됐다. 쌍용차는 오는 3월 1일까지 인수대금을 채권자들에게 배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채권단 동의를 받아야 한다.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에 따라 당면한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조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조속한 회생계획안 제출, 관계인 집회 동의 및 법원 인가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10일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 3048억원을 쌍용차에 투자하는 내용이 담긴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3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채권단 동의를 받아야 한다. 채권단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사진/쌍용차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더라도 쌍용차의 정상화까지는 험난하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이 관건인데 인수자금(3048억원) 외에도 회생에 필요한 운영자금 8000억원 조달이 시급한 과제다.
에디슨모터스와 함께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 키스톤PE가 최근 투자를 철회했고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하는 대출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는 평택공장 부지를 평택시와 함께 아파트 단지로 공동 개발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겠다는 방안도 내놨지만 이번에는 평택시가 "인수 기업 확정 전까지는 평택공장 이전 및 현 부지 개발은 현재로서 논의 자체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또 신차 개발과 출시에는 수천억원이 필요해 당분간 적자 경영을 감수해야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026년까지 5~6년 동안 4~5종의 차종을 출시하면서 최소 절반 이상은 5만대 이상 판매가 되도록 히트를 기록해야 쌍용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신차 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전기차를 내놓아 코란도와 무쏘 시절 SUV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우선 오는 3월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한다. 61.5kWh 배터리 장착으로 1회 충전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307㎞다. 가격은 3880만원부터 시작해 보조금 등을 지원 받으면 2000만원 후반 대에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오는 7월 무쏘 후속인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티볼리, 코란도, J100, 렉스턴으로 이어지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코란도 이모션을 필두로 한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쌍용차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J100의 전기차 모델인 'U100'도 개발하고 있다. 중국 BYD와 배터리 팩 및 전기차 전용 플랫폼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
에디슨모터스 역시 인수 직후 기존 내연기관차인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등 쌍용차 모든 모델을 전기차로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