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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롯데가 편의점 업계 5위인 미니스톱 인수 주체로 유력한 가운데 인수 시 CU, GS25와 3강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다만 수익성 개선과 가맹점 유치 등 인수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매각 주간사 삼일PwC는 미니스톱 지분 100% 매각을 위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에 롯데그룹을 선정하고, 이르면 이번 주 초 통보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추산한 미니스톱 매각가는 2000억원대였지만 롯데는 입찰자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인 3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 입찰에는
신세계(004170)그룹 이마트24,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롯데는 미니스톱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곧바로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본입찰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결정되거나 통보받은 것은 아직 없다" 말했다.
롯데는 2018년 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도 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일본 본사가 매각 결정을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빅3 체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예정이다. 점포가 많으면 바잉 파워가 세지고 물류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세븐일레븐은 본격적인 재도약의 기회를 맞게 됐다.
현재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곳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로, 1만4923개다.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25는 1만4688개로 이들의 차이는 235개에 불과하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품을 땐 지난해 기준 매장 수 1만1750여개에서 1만4000여개로 점포가 늘면서 CU와 GS25와의 격차를 대폭 줄일 수 있다. 5200개의 점포를 가진 4위 이마트24와의 격차도 벌어질 예정이다.
또, 편의점업계에서 올해 가맹 계약이 종료되는 점포는 역대 최대 수준인 약 5000곳으로 추산되면서 재계약 쟁탈전은 더욱 치열 전망이다.
미니스톱은 중대형 매장을 많이 갖고 있어 도심 내 물류 거점으로 활용도가 높은 만큼 세븐일레븐은 가맹점 수 확대를 통해 퀵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게 하거나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그러나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편의점 자율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환경이라 가맹점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인수 뒤 미니스톱과 계약이 만료되는 가맹점주들은 경쟁 브랜드로 이탈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비용 지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쟁사는 가맹점주를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로손과 바이더웨이를 인수했으나 가맹점 증가 효과는 크지 않았다.
미니스톱 인수 시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며, 추가 투자 뒤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 미니스톱은 2020년 1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인수 후 브랜드 사용 불허 조건으로 간판 교체 비용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점포 증가 외에도 체질 개선을 통한 사업적 시너지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이 만료되는 미니스톱 가맹점을 유지하면서 편의점 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고, 미니스톱 점포를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편의점 업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