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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운 고조에 세계 금융시장 요동
러 루블화 가치 1년여만에 최저…증시도 올 들어 15% 폭락
입력 : 2022-01-25 오후 2:18:02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국가와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 주식 등 러시아 자산의 가치가 급락하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등 일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의 모엑스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93% 폭락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10만 명 이상의 러시아 병력을 배치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까워졌다는 우려로 러시아의 주가는 지난 몇 주 동안 흔들렸다. 모엑스 지수는 올 들어서만 15% 가까이 추락했다.
 
전날 미국과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의 외교관 가족들과 비필수 직원들을 철수시키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루블화 가치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루블화는 달러 대비 2.5% 하락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참여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러시아 금융시장의 불안은 전쟁 위기가 고조되며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조교가 육군의 자원군 부대인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대원(예비군)들을 훈련하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수십 명의 민간인이 러시아의 침공 우려 속에 예비군에 합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대러시아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러시아 자산이 강력한 매도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시 러시아 은행의 글로벌 금융시스템 접근을 차단하는 강력한 제재를 경고했다. 또 미국은 러시아 재정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도 제재대상에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석유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기가 더해지면서 글로벌 원자재 가격 불안도 키우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가는 전날보다 16.61% 급등, 메가와트시(MWh)당 92.1유로를 기록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유럽 수요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면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천연가스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보다 2.14%(1.83달러) 하락한 배럴당 83.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냉각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을 포함한 지정학적 갈등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원유공급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요소로도 꼽힌다.
 
카스텐 프리치 코메르츠방크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상황이 악화되면 "관련 국가인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중요 회원국이기 때문에 국제유가에 관한 위험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즈는 국제유가가 3분기에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감이 격화한 것은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나토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 명 이상의 병력과 군사 장비를 배치하면서 비롯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부인하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해 자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볼가강 인근 엥겔스 공군기지에 러시아 공군의 Tu-95 전략폭격기들이 머물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이 동유럽 전체로 확산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이 선박·전투기 배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국도 자국 병력 배치를 준비한다고 공식 거론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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