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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광주 붕괴사고' 동바리 미설치 사고 원인"
36~38층 동바리 제거 후 재설치 안 해
입력 : 2022-01-25 오후 5:50:0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경찰이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과 관련해 동바리(지지대)를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5일 브리핑을 통해 "동바리 미설치와 역T자형 옹벽(역보) 무단 설치를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가건설기준센터 표준시방서에는 30층 이상이나 120m 높이 건물의 콘크리트 타설 공사 시 아래 3개 층에는 반드시 동바리를 설치토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콘크리트 타설을 맡은 하청업체는 현대산업개발 현장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2월29일~1월8일까지 순차적으로 36~38층 구간에 설치된 동바리를 제거한 뒤 지상층으로 내렸다. 
 
39층 바닥면을 타설할 때는 동바리를 다시 설치해야하는데도 창호 등 후순위 공정 편의를 위해 이를 재설치 하지 않고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동바리 설치 대신 건물 설계 계산에 고려되지 않았던 40~50톤으로 추정되는 역T자형 옹벽 7개가 39층 아래층인 피트층(설비와 배관이 지나가는 층)에 무단 설치 되면서 피트층 바닥 슬래브가 역T자형 옹벽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붕괴가 일어났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피트층 중 역T자형 옹벽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무너지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31일 피트층 벽체를 세우면서 폭 30~40cm짜리 역T자형 옹벽 7개를 함께 설치했다. 높이가 55~100cm인 피트층 천장 슬래브(35cm)를 떠받칠 동바리 대신 콘크리트로만 만든 역T자형 옹벽을 설치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고 높이가 1m에 불과한 피트층에 동바리를 설치하기 쉽지 않고 작업하기도 불편해 현대산업개발이 하청업체와 협의해 피트층 시공 후 철거하지 않아도 되는 역T자형 옹벽을 동바리 대용으로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15일째인 25일 오전 구조당국 등이 옥상에서 붕괴지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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