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달 국내증시에서 ‘팔자’ 행진을 이어가며 하락장을 주도했던 외국인이 순매도 와중에도 금융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마진 확대로 금융주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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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외국인 순매수 상위 5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KB금융을 3924억원 순매수했으며, 하나금융지주(6위)와 우리금융지주(7위)를 각각 2364억원, 1833억원 순매수했다. 신한지주는 1349억원(10위)를 순매수했으며, 금리 상승효과와 양호한 손해율 등으로 실적 호조가 기대되는 메리츠화재(1134억원)는 11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국내증시에서 2조9293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으며,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8.01% 9.07% 하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2600선이 무너졌으며, 코스닥은 840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2600포인트, 840포인트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금융주를 담은 것은 금리 인상에 따른 호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까지 5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3차례 인상했다.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한은이 당장 2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만큼 선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계 금융지주 지배순이익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전년 대비 31.6% 상승한 4사 합산 지배순이익(14조2321억원)은 올해도 15조231억원으로 5.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호한 실적의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라며 “기준 금리 3회 인상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고, 하반기에도 금리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은행의 이익 컨센서스는 향후 추가 상향될 여지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국 은행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이자 이익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5개 주요 상업은행(JPM, BofA, WF, Citi, US Bancorp)의 2021년 4분기 합산순이익은 28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올해 금리인상기조를 감안하면 당분간 이자이익 증가추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권 역시 2022년 여건은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과 한국은행 모두 시장금리(장기금리) 상승탄력 유지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