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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에 고령층 실직…미국 노동공급 차질 야기
팬데믹 이후 일자리 단절…고령층 비경제활동인구 편입
입력 : 2022-02-0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미국의 고용 상황은 경기 회복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공급 차질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고령자의 더딘 복귀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퇴직한 상당수의 고령자들이 여전히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지 않고 있는데 기인한다는 논리다.
 
6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미국 고령자 조기은퇴 현상의 주요 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고령자 패널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광범위한 일자리 단절로 다수의 고령층 근로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고령층(55세 이상) 고용의 특징을 살펴보면 고령층은 핵심연령층(25~54세)에 비해 팬데믹 초기 노동시장 이탈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반면 이후 노동시장 복귀는 더딘 모습이다.
 
또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2008~2010년) 시 상승 흐름과는 달리 하락하는 양상이다.
 
한은은 감염병 확산이 고령층 근로자의 노동시장 이탈, 실직 등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고용 충격은 고령층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그간 기존 연구들은 고령자의 조기은퇴 현상을 촉발한 주요 요인으로 자산 가격 상승, 정부 이전지출 확대, 건강에 대한 우려, 교육 수준 등을 언급해왔다. 하지만 한은은 고령자 조기은퇴 현상의 대부분이 연금혜택, 건강보험 및 건강상태의 변화를 통해 설명된다고 밝혔다.
 
실증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본인 직장연금의 혜택 축소는 은퇴 확률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일자리에서 직장연금을 제공하지 않거나 고용주가 일시적으로 연금 대응 기여금(Matching Contribution) 지급을 유예하는 등 사유가 원인이다.
 
코로나19로 자신의 건강상태가 악화됐다는 인식도 은퇴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할 때 본인의 건강을 '보통' 및 '나쁨'으로 응답한 경우 은퇴를 선택할 확률이 '좋음'을 선택한 경우보다 2.4%, 5.9% 높아졌다.
 
코로나19로 근무하는 직장의 건강보험 혜택이 줄어든 점도 고령자의 근로의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직후 일자리로부터의 이탈과 재취업 과정에서 기업의 수익성 악화, 근로시간 축소 등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이 축소됐다.
 
다만 일반적으로 고령자 조기은퇴의 주요 요인으로 언급되는 자산가격 급등 및 정부 이전지출 확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실질 순자산 규모는 팬데믹에 대응한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에 힘입어 2018년 대비 약 4% 상승했다.
 
이 밖에도 비(非)백인·비흑인, 미미한 사회보장 노령연금액,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 등에 해당하는 경우 노동시장 이탈 확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고령자 조기은퇴의 주된 요인은 연금혜택, 건강보험 및 건강상태의 변화 등에 따른 것"이라며 "향후 감염병 우려가 충분히 완화돼야만 고령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 경우에도 고령자가 노동시장으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여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물리적·심리적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또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발생하는 인적자본 손실로 이들의 근로유인이 약화되는 문제 등은 고령층 노동시장 재진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6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미국 고령자 조기은퇴 현상의 주요 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고령자 패널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광범위한 일자리 단절로 다수의 고령층 근로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조기가 걸려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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