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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노동자 김진숙씨 36년만에 명예복직
1986년 노조활동 이유로 대공분실 끌려가 고초
입력 : 2022-02-23 오후 10:48:41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해고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36년만에 복직했다. 이미 정년을 훌쩍 넘긴 뒤다. HJ중공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23일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김 위원의 즉각적인 명예 복직과 퇴직에 합의하는 서명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1981년 HJ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했으나 1986년 노동조합을 활동했다는 이유로 대공분실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대한조선공사는 같은 해 강제로 다른 부서에 인사발령 낸 뒤 무단결근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해고했다. 김 위원이 이에 반발해 해고무효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위원은 이후 복직 투쟁을 이어왔으나 회사는 법원의 판결을 이유로 복직시키지 않았다. 그렇게 36여년이 흘렀다. 회사는 대한조선공사에서 1989년 한진중공업으로, 2021년 동부건설컨소시엄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김 위원은 여전히 부당해고 노동자였다. 김 위원은 한진중공업 시절 정리해고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던 노사의 문제 타결을 위해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309일째 고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결국 2020년 김 위원의 복직시한이 지났버렸다.
 
하지만 김 위원 본인의 노력과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회사가 입장을 선회했고, 금속노조가 주선에 나서면서 김 위원의 명예복직이 성사됐다. 
 
HJ중공업 측은 "법률적 자격 유무를 떠나 과거 같이 근무했던 동료이자 근로자가 시대적 아픔을 겪었던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김 위원에게 명예로운 복직과 퇴직의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역시 "600일이 넘는 장기투쟁의 결과로 다시는 이러한 해고와 장기투쟁이라는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신뢰와 화합의 안정적 노사관계를 열기 위해 대승적 결정을 해준 회사 측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2011년 11월10일 1년 가까이 정리해고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던 한진중공업 노사 사태가 타결을 위해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309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농성을 풀고 내려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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